중국에 진출한 한국업체들의 현지투자 전략이 중국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전자업체들은 그동안 저임금을 활용한 원가절감을 목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중국내 시장이 급속히 커짐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과 로컬수출 등 현지시장을 겨냥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켈, 한국전장, 성문전자, 삼경정밀 등 중국진출 한국업체들은 대부분 중국내 시장을 겨냥한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대표적인 중국투자 기업인 삼성전자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우고 현지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태전자는 기존 심천공장의 오디오시스템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한편 무선전화기 등 일부 정보통신 기기도 생산하기 위해 약 4만평 부지에 현 심천공장의 2배 규모에 해당하는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오는 11월 가동 목표로 심천시 당국과 협의중이다.
해태전자는 특히 생산량의 30%를 내수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고도 수출선인 홍콩바이어와의 계약에 묶여 중국시장에 직접 판매하는 양은 극히 소량에 그치고 있으나 이 계약이 내년에 만료됨에 따라 제2공장 건설로 늘어나는 생산량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국전장은 중국공장인 영한전자의 생산설비를 2배 이상 증설하기 위해 현 천진공장 옆 3천6백평 부지 위에 제2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전동타자기, 위성방송수신기, TV케이스 사출물 등을 생산할 방침이다. TV케이스 사출물은 삼성전자 천진공장에 공급하기 위해, 전동타자기는 자체 상표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각각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전동타자기에 대해 ISO9002 인증을 최근 획득했다.
콘덴서용 소재업체인 성문전자는 주해공장에 이어 최근 천진에 임대공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조만간 설비를 갖춰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선 콘덴서용 필름과 도료의 기초소재를 국내에서 도입한 후 천진공장에서 슬리팅과 블렌딩을 거쳐 생산, 현지 콘덴서 업체들에 판매할 방침이다.
규소강판코어 업체인 삼경정밀은 늘어나는 중국의 강판 및 비철금속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가와데쓰상사, 계열사인 중국의 영성쌍태전자유한공사와 3국 합작 형식으로 초기자본금 4백50만 달러의 청도삼경가와쇼정밀가공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삼경은 이 현지공장에서 연간 4만8천톤 규모의 트랜스용 코어와 모터코어, 각종 강판, 소형 변압기 부품을 생산하게 되며 중국내 수요량에 따라 점차 증설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기 위해 현지완결형 조직체계를 갖추는 등 중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2001년까지 최소한 6개 품목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중국 3위의 전자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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