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메이저 골프 대회 중 하나인 97US오픈. 한국의 재미교포인 노우성(19.美캘리포니아주립대1년)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퍼팅을 성공시키는 순간 미국의 골프 영웅 타이거 우즈와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은 고개를 떨구었다. 노우성의 우승 소식은 즉시 현장에 있던 휴대형PC(HPC)를 통해 무선으로 대회운영본부의 컴퓨터에 전송됐고 이어 미네소타주 이건에 있는 중앙전산실을 거쳐 인터넷에 올랐다.
전세계 수백만의 골프팬들은 틴컵에 볼이 빠지는 순간 인터넷을 통해 노우성의 우승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5초만이다.」 아직 경기가 시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시나리오는 물론 허구에 불과하지만 후반부의 경기진행 방식만은 결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는 골프대회 방식에 최첨단 컴퓨터 기술을 적용한 일대 변혁의 해이다.
오는 6월12일부터 15일까지 美메릴랜드주 베데스더의 컨그레셔널 컨트리 클럽에서 열리는 97US오픈 대회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타이거 우즈와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의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다 재미교포인 노우성씨가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같은 내용적 관심만큼이나 경기 운영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과 인터넷을 접목시켜 가장 빨리 경기결과를 전 세계로 전달하는 첨단 경기기록(스코어링) 시스템의 첫 시연장이 됐기 때문이다.
골프 대회에 컴퓨터를 이용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HPC통해 무선으로 전달 기존의 골프 기록방식은 전화 통신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경기장 전 코스에 걸쳐 전화선을 매설한 다음 기록자가 일일이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경기결과를 적어 통신원에게 전달했다. 헤드셋을 낀 통신원이 중앙의 종합기록관에게 전화로 기록을 알리면 중앙에서 기록을 취합해 다시 그린의 리더보드 기록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풍속도였다. 갤러리들은 상위 15위까지만 기록되는 이 리더보드를 보고 상황을 판단했으며, 방송국에서도 이 리더보드의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사람손을 많이 타다 보니 그만큼 실수의 소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골프장 설립이 늘고 골프용품의 가격이 크게 인하됨으로써 골프는 급속히 대중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경기결과를 알리는 스코어링 시스템과 TV보도에서도 변혁이 일고 있다.
지난 70년 이후 미국내에서만 골프 인구는 매년 두 배씩 증가해 지금은 2천5백만명을 넘고 있다. 퍼블릭을 포함, 골프장 수도 1만6천개에 달했고 매년 4백개씩 새로 설립되고 있다.
이같은 골프의 대중화 바람이 골프운영 방식에도 변혁을 몰고 온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수백만 골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가장 빨리 전달하려는 대회 주최측의 요구와 골프 생중계를 통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주요 방송사간 경쟁은 골프 기록방식의 첨단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US오픈 주최측인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기록 방식에 손을 대기로 한 것은 지난 85년 유니시스사와 공동으로 골프 스코어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부터다.
이어 유니시스-USGA의 골프 스코어링 시스템은 당대 최고의 기술들을 속속 접목하면서 4차례의 세대교체를 거친다.
제1세대는 85년 메인프레임을 이용한 시스템이다. 메인프레임, 즉 대형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집계하고 이를 네트워크를 통해 각 사이트에 있는 워크스테이션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물론 기존 수작업에 비해서는 속도와 정확성면에서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전화에 의존하고 있어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스코어링 시스템의 제2세대는 91년 노랜드사의 RF터미널을 이용해 무선 시대를 열면서부터. 그린에 나가 있는 대회 통신원들이 각자의 HPC 터미널에 경기 결과를 입력하면 이 정보는 자동적으로 중앙의 컴퓨터에 무선으로 전달된다. 훨씬 정확해졌고 예전처럼 전화선을 매설하는 불편함도 없어졌다.
작년 100만명 이상 검색 이어 스코어링 시스템은 95년 사이버스페이스 열풍으로 또 한 차례 변신을 시도한다.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전세계 골퍼들에게 현장의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USGA는 유니시스와 공동으로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서비스에 나섰다(주소 http://www.unisys.com/usopen97). 현장의 정보가 미네소타주 이건의 중앙 컴퓨터에 입력되는 즉시 자동적으로 웹 포맷으로 변환돼 인터넷에 올랐다. 첫해에 이 사이트를 찾은 방문객은 30만명에 달했다. 이어 96년에는 무려 1백만명을 넘어섰다. 1년 만에 3배가 넘은 것이다. 골프의 대중화와 인터넷 열풍이 빚어낸 괄목할 만한 성과다. 대회 주최측은 올해는 시스템의 고속화와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방문객 수는 추측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자랑한다.
이 웹 사이트에는 상세한 대회기록 정보 외에도 경기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 예를 들어 경기방식, 일정표, TV방송시간, 각 코스별 상세한 조감도, USGA와 대회의 역사, 대회가 열리는 컨트리클럽에 대한 정보, 그리고 여타 골프 관련 주요 웹사이트와의 연결 정보들이 포함돼 있다.
스코어링 시스템 변혁의 결정판은 올해 97US오픈부터다. 시스템의 중추를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으로 옮긴 것이다. 가장 넒게 도입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운용체계(OS)와 인텔의 펜티엄 프로 칩을 탑재한 고성능 서버(제품명:아콴타)를 이용, 경기운영 시스템의 슬림화와 고속화를 동시에 실현한 것이다.
이같은 시스템 전환이 가져다준 가장 큰 혜택은 역시 고속화이다. 경기기록 및 정보는 입력 즉시 도표화돼 코스 주변에 게재되고 특히 일반인들은 5초 내에 웹을 통해 이를 볼 수 있다.
이번 유니시스의 97년판 스코어링 시스템은 주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 외에 네트워킹 기술, 휴대형 컴퓨팅 하드웨어 및 인터페이스 방식을 개선했다. 유니시스는 이같은 변화를 통해 경기기록 정보를 입수하고 전달하는 기능을 향상시켜 고장에 강하고 탄력성이 뛰어난 네트워크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인텔의 첨단 펜티엄 및 펜티엄프로 프로세서 기술을 채택한 서버, 워크스테이션 및 노트북 등 1백대 이상의 유니시스 아콴타 컴퓨터들로 구성된 클라이언트서버 네트워크 상에서 운용된다. 아콴타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네트워크 OS를 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1백Mbps 패스트 이더넷과 단거리용 모뎀, 다이얼방식의 커넥션 등을 포함한 다양한 네트워킹 기술들을 결합한 고신뢰성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각 지형별 특성이나 조립식 가건물 및 이동식 가설장치 등 골프대회의 독특한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당대 최고기술 경연장 특히 노랜드사의 휴대형 RF 터미널을 갖춘 무선 포터블 데이터통신 시스템은 97 유니시스 스코어링 네트워크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 RF터미널로 감독기관의 통제용 정보뿐만 아니라 경기기록을 입력하거나 리더보드 및 스루보드의 정보를 갱신할 수도 있다. 리더보드는 상위 10위 내지 15위권 선수의 기록을 게시한 판이고, 스루보드는 관람객들에게 그린에 나오는 경기자의 이름과 이전 홀의 경기자 기록을 알려주는 게시판이다.
일단 경기자의 기록이 그린에 있는 RF 터미널로부터 전달되면 이 정보는 정확성 검증을 거쳐 마스터 데이터베이스로 입력되고, 이곳에서 전 네트워크로 전달되며 USGA 관계자들은 이를 이용, 기록을 표시하고 경기를 진행시킨다.
유니시스는 현장 스코어링 네트워크에 첨단 확장기술을 적용시켜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회가 개최되는 골프클럽에 있는 아콴타 서버에서 완벽한 경기기록 및 통계 정보들을 미네소타주 이건에 있는 유니시스 중앙 정보 허브로 전송하고 이곳에서 멀티프로세서 유니시스 웹서버로 이동하는 확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일단 데이터가 입력되면 커스텀 애플리케이션이 웹 브라우징 소프트웨어에서 볼 수 있도록 스코어와 통계 데이터의 포맷을 짠다.
US오픈 외에 여타 유명 USGA 대회에서도 유니시스의 통합 스코어링 시스템을 통해 온사이트 및 웹 방식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같은 대회로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일리노이주 올림피아 필즈의 올림피아 필즈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US시니어 오픈(웹 주소 http://www.unisys.com/senior97), 10일에서 13일까지 오리건주 노스 플레인의 펌킨 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US위민스 오픈(웹 주소 http://www.unisys.com/womens97) 등이 있다.
유니시스의 스코어링 시스템은 현재 브리티시 오픈을 비롯해 유럽 PGA투어, 호주 오픈 등 전세계 유명 골프대회의 필수요소가 됐다. 유니시스는 또한 호주 골프연맹의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국가적인 핸디 산정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골프 경기기록의 역사는 곧 컴퓨터 기술발전의 역사이다. 골프대회의 경기운영 방식은 당대 최고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경연장이 됐다. 이제는 갤러리들만 현장의 환희를 독점할 수는 없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골프팬들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리더보드의 맨 윗부분은 이제 첨단 스코어링 시스템이 차지하게 됐다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듯싶다.
<시카고=이정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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