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기주의」가 항공산업 발전 가로 막는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효율적 발전을 위해 항공업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키로 했던 단일법인 출범이 참여업체간 이견으로 불투명해지면서 한국중형항공기사업조합(KCDC)으로 다시 주체가 바뀌었다는 보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형항공기 개발을 위한 단일법인 설립을 놓고 각사의 이익을 대변해온 협상팀들이 사업조합이름아래 다시 한자리에 모여 합작선인 유럽AIR와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그과정에서 각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내부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업조합에서는 유럽 3개국 항공기제작업체 컨소시엄인 AIR측과 70인승 중형항공기 공동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이 사업개시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업체들의 컨소시엄 구성조차 못하고 있어 자칫 유럽과의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이 잘못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오는 8월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이들 협상팀은 유럽 AIR측과 기술이전 문제 등 중요한 쟁점 현안에 대하여 실무적인 문제를 타결짓고 최종안을 확정하여 정식계약까지 맡아 하도록 되어 있다. 순조로운 협상을 위해서는 우리 협상팀원들간 공조가 첫쩨요건으로 지목되며 이를 위해서는 협상기간에 우리 항공산업을 이륙시킬 내부기반인 국내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단일법인은 업체들의 중복투자와 과잉경쟁을 지양하고 힘을 한곳에 결집시켜 중형항공기 개발 및 생산과 항공기관련 국책사업을 전개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자는게 설립취지였다. 이러한 단일법인이 출범도 못한채 삐거덕거리고 있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국책항공기 사업이 이권사업이어서 업체간 합의점 도출이 쉬운 일이 아니며 또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갈등으로 외국과의 협상에서 통일된 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국내업체 모두에게 불리할 뿐이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참여업체간 동등한 이권 균분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중형항공기 개발 사업에서 복잡한 업체간의 이해관계를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문제는 참여업체들이 국가적인 안목에서 합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가 중형항공기 생산국이 된다는것은 그 자체로 큰 뜻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경비행기를 제작하는등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을 육성하기위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나 70인 이상 1백인승의 중형항공기 제작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그로 인한 경제적인 파급효과, 그리고 국제적인 경쟁환경등 여러 면에서 본질적으로 의미가 다르며 특히 고도의 기술집약산업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중형항공기사업 추진배경에는 차세대 전투기사업(KFP)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첨단전투기의 국내 제작을 위해 투입된 막대한 투자와 여기에서 습득되는 기술자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중형항공기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 차세대 전투기사업에서 파생되는 고도의 기술자원을 사장시킬 우려마저 없지 않다.

세계에서 몇 안되는 중형항공기 생산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지금처럼 참여 사업자간 이해 차이로 제동이 걸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참여업체들은 우리나라 항공기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이번 단일법인 설립과정상 나타난 문제에서 한걸음씩 양보하여 조속한 시일내 타협점을 찾아 중형항공기를 생산할 수 있는 마무리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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