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통신시장 "대변혁" (4);有線서비스

이번 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무선통신분야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에 굴지의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 이같은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또한 주파수공용통신(TRS), 발신전용 휴대전화(CT-2)등의 무선통신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유선계 서비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무선통신,특히 이동중에 사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서비스가 차세대 기간통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업계의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선통신에 대한 업계의 집착과는 달리 장단기적으로 유선통신 분야가 "실질적인 유망분야"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특히 PCS를 비롯한 각종 무선통신서비스들이 사실상 기간 시설로 유선망을 기반으로 해야한다는 점에서 무선망에 앞서 유선망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대외적으로 PCS사업 추진을 발표한 재벌그룹중의 일부가 내부적으로는 국제전화사업에 더 욕심을 내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 계획으로 새로 허가될 예정인 유선계 통신서비스는 국제전화및 시외전화와 전용회선 사업이다.

하반기에 제3의 국제전화 사업자를 뽑고 내년도에 신규 시외전화 사업자를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또 전용회선 임대사업은 허가 신청법인이 희망하는 지역별로 무제한으로 허가하되 한전.도로공사.철도청 등과 같이 기반시설을 갖고 있는 사업자를 우대하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분야는 국제전화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전화사업은 전국에 통신망을 구축할 필요가 없고 외국과 연결하는 1~2개의 교환국과위성지구국만 있으면 사업이 가능한 분야라는 점에서 어느 사업보다 확실한 고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전화사업은 유선계 통신서비스중에서 기업들의 각축전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전화는 또한 기본적인 음성 전화서비스 외에도 인터네트.국제사설망.국제기업통신망 서비스에 참여가 보장돼 있고 나아가 정보통신사회에 있어 부각될 국제 홈쇼핑까지 제공할 수 있어 투자 대비 수익성은 사실상 최대 이권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PCS서비스 못지않다는 분석이다.

사업 개시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국제전화사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국제전화 사업권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은 대체로 중견급으로 평가되는 그룹들이다.

이는 재계 순위 10위이내의 재벌기업들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에 몰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최종 사업자 선정 평가 기준이 출연금의 액수에 따라 판가름나는 상황에서 섣불리 힘겨운 승부에 매달리기 보다는 보다 경쟁력이 약할 것으로 보이는 국제전화사업권 획득에 집중력을 발휘,실속을 챙기겠다는 것이 국제 전화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중견그룹들의 속셈이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의 국제전화 사업권 획득 작전은 대부분 철저한 보안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과 자금동원력으로 결판을 내는 PCS사업과는 달리,국제전화 사업권은 "막판 눈치 작전"이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국제전화 사업 진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4~5개 정도다.

특히 최근들어 정보통신 사업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일진.한솔.해태.대한전선 등 중견그룹들이 선두 그룹을 형성,국제전화 사업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92년도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경쟁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동부.쌍용등이 이번 경쟁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미 개인휴대통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현대와 대우 등 주요 그룹사들도 막판에 국제전화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전화 사업권 획득경쟁은 준재벌급에 속하는 재계 순위 20~30위권 그룹들의 각축장으로 변해 막판 경쟁률은 최소 10대1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도 허가 대상 사업이기는 하지만 시외전화사업도 국제전화 못지않게 업계의 관심을 끄는 유망종목이다. 아직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기업은 없지만 국제전화에 참여한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자 선정에서 시외전화 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전화사업를 하면서 통신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경우,결국 시외전화 사업분야에까지 진출할 수 있으며 향후 시내전화사업이 개방될 경우 상당한 중량의 기간통신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복점하고 있는 전용회선 임대사업은 통신회선의 일부를 특정인이 독점 사용하게 하는 서비스로 기업이나 기관들의 전산화 수요 급증으로 최근 새로운 유망분야로 떠오르는 사업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의 경우,일반 전화회선 요금의 절감과 업무효율화를 위해 대부분 전용회선 사용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측면에서 자질구레한 통신사업보다는 수익성이 짭짤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전용회선 시장 규모는 지난 89년이후 연평균 26%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통신 수요가 음성중심에서 데이터 화상 동영상등을 복합 처리하는 멀티미디어형으로 전환되면서 56Kbps이상의 고속회선 수요가 눈부실 만큼 늘어나고 있다.

89년 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백35%라는 놀라운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용회선 임대사업에는 내년 1월초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공단.항만.신공항 등의 초고속사업자로 나설 한국전력을 비롯해 도로공사.철도청 등의 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자가설비로 묶여 있어 한국통신이나 데이콤 등 기간사업자에게만 임대했던 전용회선을 이제는 누구에게나 빌려줄 수 있게 돼 사업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은 정부의 투자기관 관리법에 묶여 있어 다른 사업에 대해 10%이상 지분참여가 곤란하기 때문에 기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자회사설립을 통해 참여하는 방안을 거론중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대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그동안 전용회선 사업은 물론 국제전화분야에도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경쟁이 다른 분야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전용회선 사업에는 한국통신과 데이콤외에도 미국의 AT&T, MCI, IBM, 영국의 BT, 일본의 NTT등 세계 메이저통신 사업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진출, 시장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용회선 사업자 선정은 주로 그룹 자체 수요가 많은 기업들이 자체 전용회선 수요를 흡수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통신사업 구조개편작업중 국제.시외전화및 전용회선 사업등 유선계 통신서비스 분야는 PCS등 메이저리그에서 소외된 10위 이하의 중견 재벌그룹들의 경쟁으로 판짜기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철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