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삼보컴퓨터, 프린터시장 수위회복 가능할까

삼보컴퓨터가 프린터 분야에서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90년대 초까지 국내 간판급 프린터 업체로 공인받아온 삼보컴퓨터가 불과 2~3년 사이에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 분야에서 모두 3~4위로 밀려났던 수모를 만회하겠다는 것.

삼보의 프린터 사업전략은 크게 관련조직 강화와 대대적인 판촉지원으로 구분된다. 삼보컴퓨터는 35만대의 프린터를 판매해 내수시장의 19%를 장악한다는 전략에 따라 올초 프린터 관련조직을 전면 재정비했다. 또 그동안 공석이었던 프린터 전담임원에 경영혁신팀을 관장해 온 박일환 이사를 전격 발령하는 등 프린터 사업에 대한 비중을 크게 높였다.

삼보는 프린터 업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행사해 온 94년까지 만해도 상무이사를 총괄임원으로한 대규모 생산, 판매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사업 채산성이 급속히 떨어진데다 경쟁사에게 PC업계의 선두주자를 빼앗길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프린터 사업에 대한 비중을 크게 줄여 과장, 차장급 중간관리자를 통해 사업을 유지하는 등 사실상 프린터 사업을 방치해 왔던 것.

삼보는 전담임원을 배치한 것을 계기로 프린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전문인력도 30여명으로 늘리고 아웃소싱 전담인력과 신규개발에 따른 연구인력 및 시스템엔지니어를 보강하는 등 조직력을 풀가동시키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집단상가, 대형 유통채널 영업팀과 지사에 대한 영업지원을 활성화시키고 기존 유통채널과 프린터 취급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경쟁사 제품을 취급중인 전문점에 대해서도 판촉물과 교육 및 애프터서비스를 병행하는 전략도 추진중이다.

올들어 조직 보강과 함께 대대적인 판촉 지원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도 삼보컴퓨터가 프린터 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삼보는 올해 5차례 가량의 대규모 판촉전을 기획해 경쟁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삼보는 지난 4월 초등학교 저학년과 주부를 대상으로 컬러 프린터를 이용, 봄맞이 집단장과 교실꾸미기 등 생활공간을 꾸밀 수 있는 기획이벤트 「봄맞이 집단장」이란 프린터 전문교육 행사를 개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매주 토요일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즉석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주는 「컬러프린터시연회」와 제품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나래 블루버드 농구단 유니폼과 나이키 에어조단 농구화를 추첨, 증정하는 「최고들의 잔치」 행사도 병행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잉크젯프린터 스타일러스 신제품 3종을 출시하면서 1백여명의 기자단과 3백여명의 대리점 사장단을 초청해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대규모 신제품 발표회 및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또 지난 19일부터는 서울 전자랜드를 시작으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5대 도시를 순회하면서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벌이는 등 프린터 왕국 삼보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프린터 사업을 크게 강화한 결과 매출이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단숨에 선두업체로 부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는 잉크젯과 레이저 부문에서 2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삼보의 이같은 변화는 PC부문에서 LG-IBM과 세진컴퓨터 등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고 프린터 부문에서도 삼성과 HP 등 후발업체들에게 선두를 빼앗겨 이대로 가면 3류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