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대던 미국 가전시장의 골리앗 제니스가 재기를 위한 거듭나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때 미국산 TV를 대표하던 브랜드였지만 소니나 도시바 등 일본제품의 강력한 공세에 밀려 맥을 못 추던 제니스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결전의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니스는 최근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로고를 바꾸는 한편 처음으로 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을 벌이는 등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제니스는 로고가 기업을 상징해 주는 얼굴인 만큼 회사명(Zenith)의 이니셜인 「Z」의 모양을 돌격적인 디자인으로 바꾸어 앞으로 전진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4,5개의 새로운 광고를 만들어 케이블 방송을 통해 동시다발로 내보내고 있고 내년에는 광고 채널을 더욱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는 이회사는 더이상 TV에만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브랜드가 아니라 디지털TV나 인터넷TV 등 첨단 하이테크 제품의 선도자라는 사실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고 TV사업을 도외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시장서 판매된 제니스 TV는 전체 매출을 주도하는 등 여전히 이 회사의 효자상품이다. 제니스 세일즈社의 윌리엄 심스사장은 『솔직히 그동안 제니스는 한물 간 업체로 인식돼 왔다.그러나 우리는 더이상 TV나 VCR만 파는 전문업체가 아니다.우리는 앞으로 홈 엔터테인먼트에 어떤 가치를 어떻게 부가해 줄수 있는가를 알려줄 것』라고 말해 종합 가전업체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회사는 가정용 극장의 스피커시스템이나 케이블 세트톱 박스,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등 새로운 분야로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제니스의 이러한 노력은 최근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 1.4분기 실적에서는 2천5백여만달러의 적자를 보기는 했지만 지난해 동기의 3천5백여만달러보다 크게 줄였고 매출은 2억6천만달러로 9%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물론 인수업체인 LG전자의 지속적인 자금지원도 한몫한다.
제니스는 내년부터 전파를 타게 될 디지털TV방송을 겨냥,이 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추진하는 등 올해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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