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스타들, 줄이어 스크린 나들이

미국 NBA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그야말로 움직이는 돈 덩어리다.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상품 가치로 평가되고, 그들을 이용해 한 몫 잡으려는사람들이 줄을 선다. 이 대열에 돈 냄새 맡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할리우드가 빠질 리는 만무한 사실.그래서인지 최근에 NBA스타들의 스크린 외유가 자주 눈에 띄고 있다.

그 예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스켓 맨 샤킬 오닐의 외유. 그는작년 초 <카잠(Kazzam!)>이라는 영화에 마법의 거인으로 출연해 「영화적 재난」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쓰디쓴 실패를 맛보았다. 샤킬 오닐에 이어 다음 타자로 은막에 데뷔한 NBA스타는 「코트의 황제」 마이클 조던. 그는 워너 브라더즈의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인 「루니 툰즈」와 손잡고 외계의 나쁜 악당들을 코트에서 무찌르는 실사 애니메이션 합성영화 <스페이스 잼>에 출연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렸지만, 비평의 측면에서는 <카짐>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수모를 겪으며 NBA스타들의 영화출연에 대한 회의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이런 연속되는 실패를 뻔히 보면서도 코트를 벗어나 할리우드로 날아온 또 한 명의NBA스타가 있다. 바로 「코트의 악동」 데니스로드맨이다. 요란한 장식을 하고 코트에 나와서는 거친 태도와 험악한 입버릇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는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그를,할리우드는 지난 두 번의 경우와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에 데뷔시켰다. 바로 우리에게도잘 알려진 홍콩출신 서극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하이테크 세계의 첩보전을 다룬 <더블 팀(Double Team)>에 장 클로드 반담과 함께 그를 액션배우로 출연시킨 것. 지난 4일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의 흥행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더블 팀>의 홈페이지( http://www.spe.sony.com/Pictures/SonyMovies/movies/Double/index.html)를 유심히 살펴보면, 마치 시나리오 속의 인물이살아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는 감독과 배우들의 얘기들을 종합해 볼 때,그의 출연이 분명 샤킬 오닐이나 마이클 조던의 경우와는 다른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더군다나 황당한 성격의 CIA출신 무기상 야즈의역할을 맡은 그가 코트에서의 태도와는 다르게 플레이오프가 진행중인데도 로마까지 날아와 성실하게 촬영에 임했다는 사실은 각종 웹진들이 대서특필할 만한 사건이었다.

이같은 NBA스타들의 잇단 외유는 스포츠와 게임 그리고 영화가 하나로만나는 세기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좋은예가 되고 있다.

<이철민 인터넷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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