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형모터산업을 살리자

더 늦기 전에 소형 모터산업을 살려야 한다.

소형모터는 전기, 전자제품에서부터 자동차, 통신,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기기의 핵심 구동원으로 갈수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산업은 그동안 젖줄이었던 일본이 기술이전을 중단하면서부터 정체되기 시작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소형모터에 이어 인체 혈관속을 다니며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미세수술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의 동력원이 될 수 있는 그야말로 좁쌀만한 모터까지 개발, 경쟁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 소형모터산업은 현재 국내 세트산업도 제대로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바람으로 휴대폰, 페이저를 비롯한 각종 이동통신기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으나 경박단소형 제품용 소형모터는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모터가 이들 휴대통신기기의 경쟁력을 상당부분 좌우하기 때문에 소형화와 성능에서 떨어지는 제품은 아무리 국산이라도 구매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부가 정밀모터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수입모터의 70%는 일본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소형모터산업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모터의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소형모터는 50여개의 정밀부품으로 구성되며 특히 정밀가공, 유기재료, 반도체, 다이캐스팅, 정밀제어, 정밀금형, 표면처리, 자성재료 등 산업기반기술을 필요로 한다. 일본이 세계 소형모터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모터강국」으로 자리잡게 된 것도 전자재료, 정밀기계, 화학기술 등 인프라 기술이 충분히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조립, 성능평가, 열처리 기술 등 일부가 일본의 80% 수준에 근접했을 뿐 설계, 가공, 금형, 핵심부품, 도금, 응용 기술 등 소형모터 관련 대부분의 기초기술이 일본의 60∼70% 선에 불과하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대만에 비해서도 열처리기술과 핵심부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초기술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초 기술력이 달리다 보니 핵심 부품의 자급률도 낮아 자연히 일본 등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지게 되고 이는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소의 최근 조사에서도 DC마이크로모터, BLDC모터, 코어리스모터, 스테핑모터, 서보모터 등 국내 생산되고 있는 주요 모터의 부품 국산화율이 20∼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지속적인 부품국산화 노력으로 마그네트, 코일을 비롯한 범용부품의 자급률은 다소 높아지고 있으나 고성능 Nd마그네트, 정밀 볼베어링, 구동IC 등 고가의 핵심 부품의 수입비중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열악한 맨파워도 국내 소형모터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형모터 관련 인력은 박사 및 기술사급이 0.3%,석사급이 1.2% 등 대졸 이상 고급 기술인력이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이처럼 기초기술 부족과 부품국산화 지연, 고급인력 부족, 그리고 선진국의 기술이전 기피 등으로 특히 정보통신용 첨단 모터의 경우 관련 세트시장의 급팽창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국내시장을 고스란히 외국에 내줌은 물론 이로 인해 핵심기술의 종속까지 우려되고 있다.

마침 정부도 국내산업의 이같은 어려움과 중요성을 감안, 산하기관 및 연구소와 업계를 중심으로 소형모터산업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되풀이돼온 홍보성 단위 프로젝트를 부각시키기 보다는 고급 전문인력 양성,핵심부품 개발, 세트업계와의 연계를 통한 신제품 정보 교류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강화하는데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같은 과제들이 장관이 바뀌고 주무 국장이 바뀌더라도 정책의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일관성있게 추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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