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테라스토, 14Gb급 광자기디스크 기록재생 기술 개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면기록밀도는 최근 몇 년간 연 60%의 비율로 수직상승해 왔다. 현재 판매되는 제품의 면기록밀도는 평방인치당 2Gb 정도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HDD에서의 연 신장률 60%를 훨씬 능가해 면기록밀도 단위 자체를 한자릿수 더 높이는 기록재생기술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테라스토사가 개발한 평방인치당 면기록밀도 14Gb의 광자기디스크방식 기록재생기술이 그것.

면기록밀도 14Gb는 직경 12의 디스크 단면에 약 20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MPEG2에서는 6Mbps로 압축한 영상신호를 약 7시간 30분, 20Mbps로 압축된 HDTV신호 약 2시간 15분(영화 1편 분량) 기록할 수 있는 용량이다.

새 기술을 이용한 장치의 전반적인 구조는 기존 HDD와 유사하다. 그러나 기록재생방식은 자기기록이 아닌 광자기기록를 사용한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새 기술은 HDD도 아니고 동시에 광자기디스크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다.

이 기술에 관한 연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실용화에 대해선 요원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테라스토가 개발한 기술은 실용가능한 것으로 지금까지의 예상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것이다.

테라스토가 개발한 기술에서는 HDD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기록과 재생에 부상형 헤드를 사용한다. 그러나 HDD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록재생소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두 개의 렌즈와 자계변조기록용 코일 등을 결합시킨 광학모듈을 사용한다.

기록재생 원리는 미니디스크(MD)에도 채택되고 있는 자계변조방식의 광자기디스크와 두 가지만 다르다.

첫째는 SIL(Solid Immersion Lens)로 불리는 유리구슬 일부를 평면으로 깎은 형상의 렌즈를 사용, 광학계의 NA(Numerical Aperture:개구수)를 확대하는 기술을 채용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디스크 상부(부상형 헤드측)에 기록막을 설정한 점이다.

이 두가지 차이로 종전 광디스크장치의 광학계에 비해 빔 스폿 지름을 작게 할 수 있는 기록재생기술의 실용화가 가능하게 됐다.

물론 이 기술에도 문제는 있다. 부상형 헤드의 부상량이 수십∼1백로 극히 작기 때문에 기존 광자기디스장치에서는 매우 용이한 디스크의 교체가 곤란하다는 점이다. 디스크 교체기능을 이동식 HDD 수준으로 묶어두는 대신에 높은 면기록밀도를 추구한 것이다.

이 때문에 테라스토는 대안으로 고정 디스크장치뿐 아니라 단면 기록용량이 20인 리무브버블 디스크장치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기록용량 면에서 같은 12의 직경에서 단면 2.6를 실현하는 상변화광디스크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램이나 단면 5∼7를 목표로 개발중인 광자기디스크 「MO-7」을 훨씬 능가하는 획기적인 기록매체라고 말할 수 있다.

한편 테라스토는 새 기술을 이용한 시작제품을 올 1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추계 컴덱스쇼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 내년 초에는 디스크장치 제조업체 등에 기술 라이선스를 공여해 상품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고정식, 리무브버블 중 어떤 형태로 먼저 상품화될지는 미지수이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한 광디스크업체 관계자는 『HDD의 면기록밀도 향상이 예상밖으로 빠르게 진전되면 HDD와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리무브버블 HDD나 고쳐쓰기 가능 DVD시장 등을 공략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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