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기법 가운데 티저(Teaser)광고란 것이 있다. 이는 「약을 살살올리다」 「감질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Tease」에서 나온 것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뒤로 미뤄놓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킨 뒤 조금씩 내용을 흘려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말한다. 「본광고」에 앞서 「개봉박두」를 알리는 이른바 「예고편 광고」라고 할 수 있다.
티저광고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프랑스 「아브니어」정당의 정치광고다. 이 정당은 81년 8월 말 파리시내에 「9월2일 윗 부분을 벗겠다」는 글귀와 함께 비키니 차림의 젊은 여성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내걸었다. 이어 2일에는 윗부분을 벗어던진 사진과 함께 「9월4일 아랫부분도 벗겠다」는 글이 적힌 포스터를 붙여 파리시민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다. 아브니어 정당은 드디어 4일에 비록 뒤돌아 서 있긴 했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의 사진과 더불어 자기 정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담은 포스터를 붙여 그동안 정말 이를 지킬 것인지를 궁금해 하던 시민들의 눈길을 한참 동안 붙들어 놓았다. 이것이 티저광고의 전형이 됐다.
티저광고는 국내에서도 지난 2∼3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선보였으나 올들어서는 정보통신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말 광고주를 밝히지 않은 채 통신시장 개방에 누군가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누군가는 책임져야 합니다」라는 카피가 강조된 신문 전면광고를 냈다. 이어 다음날에는 「SK텔레콤이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정보통신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 일반인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컴퓨터 무선통신업체인 CTI는 무선 LAN카드 발매날짜를 예고하는 3회의 티저광고를 신문에 게재하면서 호기심을 끌고 있다. 이 광고는 1∼3차까지 「컴퓨터, 자유독립선언! 4월23일 96가지 성명을 발표하겠습니다」 「컴퓨터가 생활을 가졌다. 4월23일 새로운 생활 96가지를 밝히겠습니다」라는 카피로 23일 무선 LAN카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겠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티저광고」는 제품명, 제품발표 시기 등 주요 요소를 숨기는 것이 지금까지 장황하게 제품을 설명하는 일반광고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파고들어야 할 기존 제품의 아성이 두터운 시장일수록 티저광고의 효과가 높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야 만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을 이용한 티저광고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정보통신시장에서 중요한 광고기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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