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가전 뉴리더 (23);I·R·I 디자인연구소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국내 산업디자인 업계도 세분화, 전문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주)I·R·I 디자인연구소(대표 최종석)는 색채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자인 컨설팅은 물론 제품 디자인을 대행해주는 공인 디자인 전문회사로 요즘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92년에 설립돼 현재 최종석 사장을 포함해 총 8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회사이름에 들어간 「I, R, I(Image Research Institute)」와 「디자인 연구소」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연구, 조사 작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 중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연구와 유행색채 연구는 이 회사의 주특기라고할 만큼 심혈을 기울여온 분야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을 이미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품이 발산하는 이미지와 사람마다 주관적으로 선호하는 이미지가 결합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있다』라고 말하는 최사장은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야 말로 성공적인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유행색에 대한 연구 또한 소규모 회사라는 선입감을 깰 만큼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각종 신문에 실리는 정치, 경제, 문화 전반의 기사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파악, 가전, 의류, 인테리어 등 유행을 주도하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6개월 단위로 분석 차트를 작성하고 있다.

I, R, I는 이러한 연구를 내부적인 자료로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관업체와 정보를 교환하고 보다 종합적인 분석작업을 거쳐 향후 유행색상에 대한 예측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그동안 신세대, 주부층의 디자인 기호도 조사, 한국의 색체, 형, 문양, 특성에 대한 공동연구에도 참여한 바있는 이 회사는 지난95년말 통상산업부가 공업기술기반과제의 하나로 포함시킨 감성공학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해 지난해말 「한국인의 색채감성 척도 개발」에 대한 보고서를 완성했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를 연구조사 대상지역으로 삼은 이 연구는 소비자가 단어로 표현하는 추상적인 이미지 선호도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시각화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디자이너의 개인적 감각에만 의존했던 색채선택 작업을 보다합리적으로 풀어갈 수있는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사장은 이와 관련, 『이미 선진국에서는 한 나라안에서도 동일한 상품이라도 지역별로 현지 거주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다양한 색채를 채용하는 컬러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 R, I는 이 연구결과와 그동안 축적해온 색상연구에 대한 자료들을 묶어 책으로 출판해 국내 디자이너들이 컬러 마케팅에 활용할 수있는 참고서로 제공할 방침이다.

『90년대 들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 디자인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은 크게 고조됐지만 색채에 대한 기반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하는 최사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제품 및 업종별로 색상작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색채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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