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 40] 임송암 현암바씨스 사장의 색소폰

한 잔의 술과 담소로 이어지는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저녁 시간. 굳이 친지들이 아니더라도 사업상 필요한 접대 자리에서 일행 중 한명이 멋진 색소폰 솜씨로 분위기를 잡았다면 그는 단연 그 자리에서 스타가 된다.

임송암 현암바씨스 사장의 취미는 탤런트 차인표가 드라마를 통해 한껏 멋을 부리고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이미지 메이킹 수단으로 가끔 애용하는 색소폰 연주이다. 색소폰의 대중적 이미지가 무언가 「분위기 있는 남자의 모습」이어서 인지 자신의 집무실에서 악기를 들고 있는 임사장에게도 「전투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중견기업 대표답지 않게 「무드」가 넘친다. 임사장이 색소폰에 빠진 것은 단지 「음이 너무 듣기 좋아서」란다. 특별한 계기는 없고 3년전 트럼펫을 즐기는 치과의사 친구가 악기를 권했고 기왕이면 음색이 좋은 색소폰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그 때부터 아예 개인 교습을 받고 있다. 일주일에 두번 강사가 사무실로 방문한다.임사장이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의 또다른 「계획」이 있어서라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꼴로 색소폰 강습을 받는다면 그만큼 「술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정규 일과보다는 저녁 술자리에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한국 중견기업 사장의 「어쩔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색소폰 실력은 꾸준한 교습 덕분에 어느정도 수준에 올랐지만 술 자리를 피한다는 계산은 역시 어긋났다고 한다. 취미보다 더 중요한 「일」이 그를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임사장은 대중가요 연주를 즐긴다. 그는 색소폰을 배우기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음치였음을 「고백」했지만 이제는 어지간한 최신곡들도 간단한 연습으로 연주는 물론 노래방에서 주위의 「기를 죽이는」 정도가 됐다.

그는 이 때문에 사업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외국의 손님이나 거래처 손님과 저녁 자리를 가질 경우 즉석 색소폰 연주로 흥을 돋거나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로 이끌어나간다.

임사장은 부인도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부부 합주 같은 멋진 모습이 예상되지만 아직 그 수준은 아니란다.

서울 연신내에 있는 그의 사무실 직원들은 점심 식사후 간혹 사장이 들려주는 색소폰 소리에 「고상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임 사장이 기분 좋을 때 사원들을 위해 「서비스」하는 것이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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