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당국에 시스템통합(SI)사업자로 신고를 해놓고도 실제로는 SI사업을 하지 않는 업체들이 급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7월부터 시스템통합 사업을 종전의 등록제에서신고제로 전환함에따라 신고업무를 위탁수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SI사업자로 신고한업체수가 기존의 1백30여개에서 4백50여개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시스템통합 사업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백50여개 업체 가운데 실제로 SI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는 28%선인 1백30여개 정도에 불과하며 공공 프로젝트나 기업체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50∼60개사에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시스템통합 사업을 하겠다고 신고한 업체중 3백여 업체가 소프트웨어의 위탁및 용역 개발,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의 단순 유통,시스템의 설치및 유지보수,단순 데이터베이스 개발등 사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상당수 업체가 사실상 시스템통합 사업을 할만한 능력이나 인적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채 SI사업자로 신고해 놓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실정을 반영해 최근 발간된 97년판 「한국시스템통합사업자 편람(정보산업연합회, 시스템통합연구조합 발행)」에는 지난해의 1백32개보다 오히려 감소한 1백30개 업체만을 SI사업자로 수록하고 있으며 나머지 3백여 업체는 서류상의 SI사업자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실제 SI사업을 수행하고 있지 않는 서류상 SI사업자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SI업계에 적지 않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우선 SI사업과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및 판매 사업간에 개념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SI업체들의 시장 조사및 마케팅 정책 수립,정부의 SI육성책 마련등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I업체가 급증하면서 각 단체들이나 업체들이 예상하는 올해 올해 SI 시장 규모도 각양각색이다.올해초 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97년 정보산업 부문별 경기전망 세미나」에서는 97년 SI 시장 규모가 지난해의 3조7천억원에서 4조8천억원으로 30%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시스템통합연구조합이 1백30개 SI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7년 예상 매출치는 지난해의 4조5천7백억원보다 27% 성장한 5조8천1백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한 SI시장을 놓고 양측의 자료간에는 무려 1조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 SI사업자로 신고한 업체의 매출 예상치까지 고려하면 SI시장 규모는 또 달라질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국내 SI산업의 정확한 실정을 파악하기 조차 힘들고 정부의 SI육성책마련에도 혼선만 줄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스템통합 사업 신고제도를 과거의 등록제로 회귀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SI산업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수 있고 효과적인 지원책을 펼칠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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