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남궁석 SDS 사장

삼성그룹은 전자부문에서 유난히 뛰어난 전문 경영인들을 다수 배출했다. 반도체쪽에서 강진구 김광호 회장이 화려한 스폿 라이트를 받았다면 정보통신부문에서는 남궁석 SDS 사장이 「간판 스타」라고 할 수 있다. 남궁 사장은 정보통신진흥협 회장으로서 업계와 정부의 목소리를 조율하거나 각종 정보포럼의 핵심인물로 정보화 사회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정보화 사회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현장」을 갖고 있다. SDS와 유니텔의 사령탑이기도 하고 삼성그룹의 전산 정보부문 총책임을 맡고 있다. 그의 구상과 행동은 그래서 국내 기업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정보화 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남궁 사장은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를 이루고 있는 「정보화 사회론」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를 강조한다. 너도 나도 정보화를 외치고 있지만 내용도 어렵고 중구난방이어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형편없다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가 더 이상 구호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조선조의 이태조가 등극한 시기와 비슷하게 세계사적으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이루어졌고 이것은 인류가 비로소 지구 전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남궁 사장은 『컴퓨터와 정보통신이 집합된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현재는 인류에게 있어 신대륙 발견 이후 가장 큰 역사의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지적하고 『영토의 크기나 힘, 인종과 인구 수 등 국력을 재단하는 기존의 어떤 기준에도 제한 받지 않는 무한대의 사이버스페이스 탄생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스페이스는 곧 인류의 미래이고 이것은 순수한 인간의 지식과 상상력에 의해 발전 유지되는 지본(知本) 사회(인포메이션 소사이어티)』라고 정의한 남궁 사장은 『현재의 우리는 현실 세계와 사이버스페이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세대로서 이제는 이를 맞아들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류가 꿈꾸어 온 유토피아는 과거에는 죽어서나 갈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사이버스페이스란 유토피아를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맛볼 수 있다. 마우스의 클릭 한번만으로 전세계 어떤 곳에서 팔고 있는 물건도 구입할 수 있고 클릭 한번으로 외국 대학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이순신이나 뉴턴 같은 인물을 불러내 시간을 뛰어넘는 대화도 가능하다.

남궁 사장은 그런 의미에서 『예컨대 우리가 노트북 PC를 휴대하는 것은 단순히 사무자동화기기를 갖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우주」를 들고 다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과 사이버스페이스를 동시에 넘나드는 세상이 됐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연두교서 일부를 설명했다. 『미국 국민이면 누구나 8세가 되면 영어가 가능하고 12세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18세에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메리칸 드림」을 클린턴은 제시했고 미국은 또다른 천년을 위해 이 작업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꿈은 미국의 것만이 아니고 바로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면서 『산업사회에서도 앞서 간 나라들이 이미 새로운 천년을 바라보고 있는 데 여기에 뒤처진 우리가 또다시 다가오는 천년을 후진국으로 보낼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보화 사회에 대한 확실한 개념과 이에 따른 실천적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남궁 사장은 『인류사의 흐름이 바뀌는 대장정에 우리도 적극 뛰어 들어야 하고 기업이건 정부건 지도자들이 이같은 확신을 갖고 선두에 서서 이끌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화 마인드의 절대 부족, 인프라의 취약 등 우리 현실 여건상 전국가적으로 이 흐름에 동참하기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인드와 투자가 가능한 기업들부터 시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철학과 비전을 우선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전산 정보부문과 유니텔을 통해 우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가 애착을 갖고 추진했다는 유니텔의 가상대학이 대표적이다.

유니텔의 가상대학은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누구나 대학에 등록하고 강의를 받으며 「우리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남궁 사장은 『사이버스페이스의 학생들이 현실 세계를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경치 좋은 곳에 적당한 시설을 마련, 1년에 한번 정도는 모두 모여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행사도 해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만명 정도가 입주하는 사이버시티를 건설, 아름다운 경치와 인류의 문화유적을 옮겨오고 그 속에서 완벽한 미래의 생활을 보장하는 계획도 추진하고픈 프로젝트』라고 했다.

남궁 사장은 매일 새벽 1시간씩 조깅 등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최근에는 요가를 배워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은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편한 마음 가짐이라고 한다. 기업인 중 가장 「멋진(?)」 인터넷 개인 홈 페이지(http://www.sds.samsung.co.kr/frame/ehomef.html)를 운용하고 있는 그는 이를 통해 젊은이들과 편지를 주고 받고 독서와 골프를 즐기는 것이 취미이다.

<이택기자>

*남궁석 사장 약력

bps938 경기 용인생

bps967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bps968∼1975 중앙일보 동양방송 기획실장

bps975∼1985 삼성전자 기획조정실장

bps986∼1991 현대전자 부사장

bps991∼1993 한국PC통신 사장

bps993∼현재 SDS 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진흥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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