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32)

불꽃.

맨홀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불꽃은 정점을 향해 치닫듯 거세게 솟구치고 있었다.

사내의 환상도 맨홀에서 솟구치는 불길을 따라 하늘로 날아다니는 독수리를 쫓아 솟아오르고 있었다.

열 지어 솟구치고 있는 맨홀의 불.

사내의 환상도 그 불길을 따라 솟아오르고 있었다.

검은 연기 위를 나는 독수리와 함께 비행을 하고 있었다. 서쪽 하늘의 저녁놀이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신비롭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사내가 물었다.

『독수리여, 조로아스터의 불은 어떻게 관리되었는가? 신자들은 어떻게 예배하였는가?』

독수리가 대답했다.

-신자는 언제나 신자일 뿐, 초인이 아니다. 초인이 될 수 없는 자들은 불을 만질 수 없다. 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것이 신자이다. 용기 없는 사람들, 초인이 되기를 포기한 자들이다. 그들은 불에 타나 남은 재를 만져볼 뿐이다.

그 불은 사원의 안쪽 깊숙한 곳의 방, 그 중에서도 한가운데 방에 안치된다. 네발 달린 바위 받침 위에 놓인 재가 가득 찬 항아리 안에 위치한다. 사제들은 아침저녁으로 백단향 조각을 넣어 불을 꺼지지 않게 한다.

불의 방에서 직무를 수행할 때면 사제들은 항상 입을 천으로 가린다. 자기가 내쉬는 숨이 한 번이라도 그 청정한 불꽃에 직접 닿아 오염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불 가까이에서는 기침이나 재채기도 하지 못한다.

신자들은 각자 자기 마음대로 아무 때에나 찾아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신자들은 누구나 몸의 노출된 부분을 씻고 아베스타어로 기도문을 암송한 다음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들어가 불의 방문턱에 이른다.

그 이상은 들어 갈 수 없다. 거기에서 사제에게 백단향을 바치면 사제는 성스러운 항아리의 재를 한 국자 퍼 준다. 신자는 그것을 이마와 눈까풀에 문지른다.

그리고 불을 향해 절을 하며 기도한다.

사제는 하루에 다섯 번씩 불의 사원에서 예배를 올린다. 일반 신도들도 사원에서 든 그밖에 곳에서 든 예배를 올리도록 권유받는다. 아니면 적어도 아침저녁 두 차례씩만이라도 예배하도록 권유받는다. 예배 중에는 성전을 암송하고 전래되는 기도문을 외운다.

다섯 시간.

사제는 정해진 시간에 성전을 암송하며 다섯 시간 이상 걸리는 의식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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