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냉전종식과 경제불황으로 쇠퇴했던 실리콘밸리에 기업과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80년대 중반 이전의 활기를 되찾은 것은 분명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 살아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실리콘밸리의 태동은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한 빌 휼릿과 데이브 패커드가 팔러 앨토시에 휴렛팩커드사를 설립한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부터 59년 전에 실리콘밸리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첨단기술의 메카」로,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자리잡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입지조건이 좋다. 실리콘밸리 지역이 오늘날처럼 발전한 데는 주변에 스탠퍼드대, UC버클리, 샌호제이대 등 명문 대학들이 자리잡고 있어 인재확보가 쉬운데다 샌프란시스코만을 낀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 이점도 단단히 한몫했다.
여기에 60년대 들어 몰리기 시작한 방위산업과 항공산업도 실리콘밸리가 세계적인 첨단 정보산업단지로 부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만 해도 실리콘밸리의 첨단산업계 고용인력 중 25%가 방위산업 및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고 이 지역에서 판매되는 반도체의 55%가 방위산업계에 공급될 정도였다. 70년대에는 직장을 그만둔 젊은 두뇌들이 이 지역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기류가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애플 등의 컴퓨터업체들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80년대는 벤처기업의 전성기였다. 아이디어 하나로 최첨단 세계를 제패하려는 젊은 두뇌들이 밀려와 실리콘밸리는 명실상부한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심장부가 됐다.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업, 특히 벤처기업에는 일종의 기술창구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첨단기술을 무기로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을 키울 「인큐베이터 환경」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너무 열악하다. 얼마 전까지 달았던 「규제천국」이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도 실리콘밸리처럼 벤처기업들이 군락을 이룰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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