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성우그룹, PCB시장 진출 어떻게 돼가나

그동안 인쇄회로기판(PCB)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중 하나였던 성우그룹(회장 정순영)의 PCB시장 진출 계획이 계속 표류하고 있다.

성우그룹은 지난해 향후 전자부품사업을 총괄하게 될 성우전자란 별도회사를 설립, 경기도 안성에 대단위 공장부지를 확보하고 장, 단기 투자계획이 확정된 리드프레임과 함께 PCB사업 진출을 물밑 추진해 왔다.

그러나 올 상반기 완공목표로 1천억원대의 대단위 초기 투자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리드프레임과 달리 PCB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청사진마저 내놓지 못한 채 계속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관련 업계에는 성우가 PCB시장 진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성우그룹측도 「완전 포기」라고는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있으나 PCB사업에 대해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회사 신규사업 발굴을 총괄하는 사업개발부의 한 관계자는 『PCB가 핵심기간부품이라는 중요성과 시장성은 인정하지만 투자결정의 관건이 되는 수익성 면에서는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 일단 리드프레임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진-포기-재추진설이 엇갈리며 그간 PCB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성우그룹의 PCB사업참여 계획이 이처럼 표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선 최근의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침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우그룹이 아무리 현대그룹을 등에 업고 있다하더라도 최근들어 경기침체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신규 설비투자를 전면 보류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에서 적게는 수 백억원 많게는 1천억원대의 대형투자를 동반할 PCB사업과 리드프레임사업을 거의 동시에 진행할 여력이 충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자부문에 대한 기술적인 백그라운드가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로 비쳐지고 있다. 성우의 PCB사업 참여에 대한 동기유발의 직접요인으로 알려진 초박판 PCB제조기술이 예상외의 첨단기술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데다 품질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데 필요할 2~3년의 시간안에 일본업체들은 고사하고 삼성, 대덕, LG 등 선발업체들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성우그룹이 PCB사업진출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컴퓨터, 정보통신, 위성방송, 산전, 자동차 등 향후 PCB시장의 유망분야를 거의 모두 포함하고 있는 현대그룹의 대형 수요를 그냥 앉아서 포기하기는 아깝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국내 대그룹중에서 유일하게 PCB사업부가 없는 현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성우그룹으로서는 수익성을 떠나 정책적인 면에서 PCB사업을 어떤 식으로든 재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일각에서는 국내 전문업체의 인수,또는 외국 굴지업체와의 전략적제휴를 통해 PCB사업을 추진할 개연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PCB업계는 성우의 PCB사업에 대해 『여러가지 전후 사정상 지금 상태를 감안하면 당장 재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현대그룹과 종합전자부품업체를 꿈꾸는 성우전자의 목표를 감안할 때 언젠가는 폭발할 「休火山」』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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