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강판, 레진 등 원자재 생산업체들이 일제히 원자재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 전자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합철강, 동부제강 등이 최근 냉연강판 가격을 3.2% 인상한다고 전자업계에 통보한 데 이어 레진업체들도 ABS나 PS 등 수지가격을 최고 10% 정도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냉연강판이나 레진은 전자제품 케이스 등 기구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이들 원자재의 가격이 인상될 경우 가뜩이나 경쟁력을 잃어가는 전자업계의 경영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냉연강판의 경우 연합철강과 동부제강이 각각 3.2%의 인상을 통보, 2.4분기부터 적용할 태세이며 특히 최대 철강업체인 포항제철의 가격인상도 시점만 남겨둔 것으로 전자업계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레진업체들도 레진의 기초원료인 스틸렌모노머(SM)의 국제가격 인상을 들어 가격인상을 요청하고 있지만 인상요청 폭은 냉연강판과 달리 업체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전자업체는 ABS와 PS에 대해 10% 정도, 또다른 업체는 PS에 대해 7% 정도 가격인상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같은 가격인상 요청분을 모두 인정할 경우 종합전자업체인 A社는 1백50억원, B社도 60억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발생할 요인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업계는 또한 이같은 잇따른 원자재 가격인상에 대해 『레진 가격 인상요인은 SM 가격인상분을 모두 반영한다고 해도 현재 요청하고 있는 수준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며 냉연강판의 경우도 포철이 지난해 6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등 철강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판국에 이처럼 가격을 올리려는 것은 부당하다』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적자상태에 직면에 있는 가전업계 입장으로는 오히려 가격인하를 요청해야 할 판』이라며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격인상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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