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122)

위성 관제용 커맨드에는 데이터 프레임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패스워드가 걸려 있다. 그 패스워드를 합쳐 하나의 프레임으로 인식된다. 앞과 뒤, 한쪽 패스워드의 숫자나 부호 하나만 틀려도 위성은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성체 간의 교신 커맨드도 마찬가지.

『박사님, 1호 위성과 2호 위성으로 동시에 커맨드가 수신되었다는 것입니까?』

『그래요. 임의의 위성에서 1호 위성과 2호 위성으로 동시에 자세변동 명령이 전해진 것 같아요.』

『박사님, 위성 간의 커맨드에 걸려 있는 패스워드는 어떻게 되었죠? 그 패스워드를 풀지 않고는 커맨드를 보내도 수신을 하지 않을텐데요.』

『그 패스워드가 해독당한 것 같아요. 데이터가 가공되었어요. 패스워드가 풀리지 않았다면 위성체가 동시에 방향을 잃지는 않았을 거예요.』

『박사님, 그렇다면 누가 패스워드를 풀고 위성의 방향을 조정했을까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어디에선가 패스워드가 풀린 커맨드가 1호 위성과 2호 위성으로 동시에 보내졌고, 그 명령에 따라 위성의 방향이 틀어진 것 같아요.』

『박사님, 그러면 부관제소로 수신된 신호는 어떻게 수신되었을까요. 1호 위성이나 2호 위성으로 보낸 커맨드가 부관제소에서 수신되었다면 이곳 주관제소에서도 수신되었을텐데요.』

『임의의 위성체에서 1호와 2호 위성의 패스워드를 풀고 커맨드를 비지향성 안테나를 통하여 보냈어요. 위성의 자세를 수정하라는 명령의 커맨드예요. 그 커맨드에 의해 위성은 방향을 변경했고, 그 당시 시험중이던 부관제소의 안테나에 걸려들었다고 예측할 수 있어요. 안테나의 방향뿐만 아니라 증폭기도 가동시켜 놓았기 때문에 수신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때 이곳의 안테나는 정상적으로 1호와 2호 위성을 향하고 있었어요. 증폭기도 가동하지 않았었고.』

『박사님,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습니까? 또 누가 이런 일을 벌였을까요? 서울의 맨홀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던데요.』

『지금 상황에서는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더 급한 것은 패스워드 변경이에요. 위성이 정상상태로 돌아온다 해도 다시 외부에서 동작명령이 들어오면 위성의 자세를 바로잡을 수 없을 거예요.』

『패스워드는 무엇으로 바꿀까요?』

『앞과 뒤의 가운데 숫자만 0으로 바꾸어요. 일단 외부의 위성에서 들어오는 커맨드만 차단하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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