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영화 「트레인스포팅」 사운드트랙

영화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은 국내에 개봉되진 않았지만 96년 칸영화제에 출품된 이후 전세계 영화팬 사이에 화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영화는 「셸로 그레이브(Shallow Grave)」란 작품으로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영국출신 감독 대니 보일의 작품이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마약을 소재로 중독자들의 일상적인 삶을 사실적인 영상으로 꾸며 관객들은 물론 비평가들에게 세기말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음악 역시 진보적인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악마 같은 분장, 현란한 무대조명, 연출 등을 통해 관객들을 환각으로 유인하는 글램 록계의 대표주자 이기 팝의 곡 「Lust for Life」와 「Nightclubbing」은 강렬한 드럼비트와 그에 걸맞는 베이스기타 연주로 전형적인 글램 록 분위기가 살아나 영화와 잘 어울린다.

전위음악을 하는 그룹으로 평가되는 록시 뮤직의 리더였던 브라이언 이노의 「Deep Blue Day」를 감상하다 보면 환각상태에 빠져드는 느낌을 줄 정도로 신비감을 준다. 10분이 넘는 대곡인 프라이멀 스크림의 「트레인스포팅」과 블러의 「Sing」은 마약에 찌든 등장인물들의 어두운 단면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루 리드의 「Perfet Day」는 서정적인 곡으로 암울한 상황을 극적으로 승화시킨다.

이 앨범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곡으로 언더월드의 「Born Slippy」를 꼽을 수 있다. 이 곡은 영국의 주요 클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트립 홉이란 음악장르로, 진보적인 가사와 현란한 리듬, 화려하고도 환각적인 구성이 현대 대중음악의 앞날을 가늠케 한다.

이렇듯 영화 「트레인스토팅」 사운드트랙은 실험적인 곡들이 대거 수록돼 음악 마니아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 영화는 오는 22일 국내에도 개봉될 예정인데,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가 있을 때만 해도 개봉될 수 없었던 문제작이 상영되는 만큼 영화와 음악이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성, 팝칼럼니스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