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단체 통폐합론 다시 고개들어

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산업 관련 단체들의 통폐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통폐합론이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정부가 지난해말 소프트웨어산업을 본격 육성한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 각종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관련 행사가 이어지면서부터.

현재 정통부 산하에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포함한 20여 개의 크고 작은 정보산업관련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저마다 정책 수행이나 행사주도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정책이나 행사는 다양하고 복합적어서 어느 한 단체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의 정책 의지를 민간에 효과적으로 전하고 반대로 기업의 입장을 효울적으로 정부측에 대변할 수 있는 권한(또는 의무)을 가진 통합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20여개 단체들 가운데 회원사나 사무국의 외형으로 본다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SW협회),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정진협),한국정보산업연합회(정산련) 등 이른바 정보산업 3인방이 비교적 규모가 큰 단체로 꼽힌다. 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통신산업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규모에 관계없이 전문분야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있다. 이와함께 정부기관이 출자한 재단법인 형태의 한국정보문화센터,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 등도 단체군에 가세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통폐합론의 진원지는 SW협회, 정진협, 전산련 등 3인방이다. 3인방은 현재 단체 명칭과 달리 각기 직, 간접 또는 전면적, 부분적으로 정보산업 정책이나 행사를 수행해오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각기 관여하는 부분들이 상호 중복되는 것들이 많아 정부는 물론 회원사 입장에서도 큰 혼선을 빚어왔다.

이같은 혼선은 지난 94년말까지 기존 체신부, 과기처, 상공부가 나눠가졌던 정보통신 정책 영역이 95년 정보통신부가 출범하면서 한 곳으로 통합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때 각각 다른 부처 소속이던 단체들이 조직 정비나 업무 조정 과정없이 그대로 정보통신부 산하로 들어오게 됐는데 당시도 지금과 같은 통폐합론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이들 3개단체 사이에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일단 통폐합론을 지지하면서도 통합에 이르는 과정이나 방법은 분명한 시각차이를 드러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경우 적어도 소프트웨어 산업 정책에 관해서만은 정통부의 적자를 주장하는 입장이다. SW협회는 올해부터 매년 정례행사로 치뤄질게 될 국내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종합 이벤트인 「소프트웨어 엑스포 주간」과 소프트웨어 공제사업, 소프트웨어 수출지원센터 운영 등 소프트웨어에 관련된 각종 제도 시행 수임기관 등을 자처하고 있다. SW협회는 또 민법(32조)과 소프트웨어개발촉진법상(13조)의 법정단체(사단법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단체 설립목적인 부가가가치서비스 업자들의 이익도모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진협이 소프트웨어산업과 관련해 영토보호를 내세우고 있는 분야는 시스템통합(SI)이나 전자상거래(CALS/EC) 등이다. 이 분야가 바로 부가가치서비스산업과 나아가 정보산업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진협 역시 민법(32조)과 전산망보급확장과 이용촉진에 관한법률(26조)에 의거해서 설립된 법정단체(사단법인)을 내세우고 있다. 정진협은 그러나 최근 통신사업자협의회 등이 출범하는 과정에서 주축을 이루던 회원사들이 이탈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조직 재정비를 꾀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관련 단체 통폐합에 대한 지지입장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산업엽합회는 단체통페합론에 가장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산연은 현재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공동주최자라는 것을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정책 전면에 나서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산연의 소극적 입장은 SW협회나 정진협처럼 법정단체가 아니라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단체 통폐합론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3개단체를 물리적으로 통합하기 보다는 전문성을 토대로 역할분담을 재정비하는 차원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라며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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