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가전3사 냉장고 사업 도약 시동

가전업체들이 생산구조의 조정과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냉장고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한계상황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국내 냉장고산업의 트로이카인 가전3사는 최근 국내외 생산구조의 조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대형급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광주공장에서 주로 생산하고 3백ℓ급 이하의 중소형 제품은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생산한다.

이 회사는 현재 광주공장에서 2개의 냉장고 생산라인을 가동중인데 오는 3월말까지 6백ℓ급 이상의 대형 냉장고를 주로 생산할 라인 1개를 증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내수용과 수출용 제품을 포함해 연간 1백40만대의 냉장고를 생산할 수 있는데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혼류생산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어 세계 어느 시장에나 즉시 공급할 수 있다.

대우전자는 최근 국내공장의 생산을 이원화하는 대신 해외공장의 증설을 적극 추진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인천공장에서 수출용 제품을, 광주공장에서는 내수용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구조 개편을 단행했는데 올해 냉장고 생산계획을 보면 인천공장이 75만대, 광주공장이 55만대다.

LG전자는 연산 1백60만대 규모의 창원공장을 주축으로 세계시장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 창원공장에서 고가 고부가가치 모델을 주로 생산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쪽에 주력할 방침이다.

가전3사는 냉장고의 해외 생산구조도 개편하고 있다.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적기에 공급해 현지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체제를 해외 공장에 갖춰나가고 있다.

또 올해에도 권역별로 공장을 증설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스페인에 냉장고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프랑스에 냉장고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연산 50만대 규모의 중국 춘란공장에 이어 오는 2000년까지 동남아,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 주요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00년대에 해외 9개 나라에 모두 9개의 냉장고공장을 세워 세계 냉장고시장을 선두자리에 올라선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데 98년에는 브라질과 인도에 99년에는 멕시코와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각각 신설할 계획이다.

가전3사는 이들 해외공장을 현지의 시장은 물론 인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할 방침인데 현지 실정에 맞는 제품의 개발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이 생산구조의 개편 작업이 발빠르게 이뤄지면서 가전3사는 올들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냉장고의 수출은 물류와 애프터서비스(AS) 문제로 미미했다.

그런데 지난해 가전3사가 기록한 냉장고 수출 실적이 11월말 현재 2백만여대로 내수 공급량을 넘어섰고 금액으로는 4억6천만달러어치에 달하는 등 전년보다 2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만 보면 5대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수출이 활발한 셈이다.

특히 최근 가전3사가 일부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냉장고 수출도 해볼만하다」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LG전자가 중남미의 페루와 에콰도르, 중동의 요르단과 바레인,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 시장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우전자는 대만과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쟁사인 일본업체들의 텃밭인 일본 시장에 뛰어들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를 타고 가전3사는 CIS와 동유럽 등의 유망시장에 적극 진출해 세계적인 냉장고수출 전선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해외 생산분 1백만대를 포함해 모두 1백50만대를 해외 시장에 수출할 예정이며 대우전자는 올해 1백35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두 회사에 비해 해외공장이 적은 LG전자도 국내 생산량 1백30만대를 포함해 모두 1백 55만대를 해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 3사의 매출계획이 그대로 달성될 경우 연간 5천3백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냉장고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8%를 웃도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가전3사는 또 올해 수출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국산 냉장고의 수출이 집중됐던 2백∼3백ℓ급의 중소형 제품 대신에 4백ℓ급의 대형 제품의 비중을 올해부터 키워나갈 계획이며 국내에 선보인 신제품을 곧바로 해외시장에 자가브랜드로 들고나갈 계획이다.

제품의 통일된 이미지를 쌓는 제품아이덴티티(PI)작업도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냉장고 전 모델을 LG브랜드로 바꾸는 한편으로 신제품인 「싱싱특급」을 해외에 「Fresh Express」라는 이름으로 내놓아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냉각방식을 채용한 「독립만세냉장고」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출시키로 하고 권역별로 딜러컨벤션을 비롯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입체냉장고 탱크」를 올해부터 간판수출상품으로 육성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불식시켜나갈 방침이다.

세계 냉장고 시장을 향한 가전3사의 항해가 이미 시작됐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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