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전북 무주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18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지구촌 대학생들이 그동안 연마한 스포츠의 기술과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서로의 교류를 통해 하나가 되는 세계 최대 겨울스포츠 행사이기도 하지만 정보통신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기술분야인 전자, 전산, 통신, 방송 등은 현대 스포츠의 필수 지원 품목이다. 행사장에 정보 전달체계를 구축하여 정보의 신속 정확한 처리 및 전달을 수행할 정보시스템은 핵심 요소이며, 대회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8서울올림픽, 「93대전EXPO」 등의 노하우가 집적되어 개발 운영되며, 한국통신, 쌍용정통신, 교보정보보통신, 삼익전자 등의 직원들이 1년 이상 프로젝트 일정에 맞추어 정성을 들여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프로정신이 깃들여져 있으며, 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밤을 지새우는 일을 매일 하고 있는 것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심심산골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면서도 대회 준비를 위한 정성과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알 수 있다.
UTIS(Universiade Total Information System)는 대회 종합정보시스템의 명칭이다. 관리, 종합정보, 전자우편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으로서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다. 대회정보시스템의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UNIX, Oracle, Forms, R/W, VBX,Screen, 전광판 이미지프로세싱, 경기측정계측시스템, 종합방송시스템, PSTN 시스템을 응용하여 개발한 종합기술의 결정체이다.
이러한 첨단설비와 최신기술 분야의 한가운데 학생들이 있다. 평소에 학교에서 배운 이론지식을 시스템을 개발한 프로엔지니어로부터 장비사용법, 작동방법에 이르기까지 실무지식을 즐겁게 봉사하며 익힐 수 있는 현장실습생들이다. 남서울대 전자과 자원봉사학생 50여명도 프로엔지니어들이 구축해 놓은 운영시스템을 전공에 활용하고 있다.
정보화가 진전이 되면서 과거의 대량 생산체제의 규격화한 노동에서 창의적이고 기존의 개념을 뒤바꾸는 유연한 노동의 시대가 오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고 직업이 하나의 벌이보다는 놀이로서의 일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일을 권리보다는 의무로, 삶의 목적보다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며 적성과 개성을 살려줄 수 있는 놀이로서의 성격이 강한 직업관이 자리잡아 갈 것이다. 그러므로 전공과 관계있는 자원봉사와 현장실습은 더욱 중요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공과대학 현장실습은 형식적인 겉치레용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학점 때문에 수강신청을 하고, 대학은 현장실습을 받아들이겠다는 기업을 찾기에 급급하다. 막상 실습기업이 있다하더라도 준비된 기업들의 현장은 유치하기가 이를데 없다. 심지어 어느 현장 실습을 다녀온 학생은 비록 자신의 전공과 관련되는 기업에서 실습을 했지만 전자제품 세일즈맨이나 짐나르는 일 등 단순 업무만 하고 왔다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우리의 전체 교육시스템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 현장실습에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다.
어느 교수분은 대학은 「직원양성소」가 아니라 학문을 하는 곳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에 모든 것을 걸고 있기 때문에 현장적응 훈련은 필수가 된다. 대부분의 대학 현장실습은 4주간의 실습일지 기록 및 학점취득에 급급한 실정이다. 형식적인 요식행위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안으로서 자원봉사의 경우도 시간으로 계산하여 현장실습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런 사고의 전환이 또다른 교육개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원봉사와 현장실습을 연계하는 것을 발굴하는 것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최성(남서울대 전자계산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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