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과 저는 아직 이름을 짓지 못한 아이를 갖게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신제품의 이름은 항상 짓기가 어렵죠." 그는 자신과 부인이 "작은 커스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며 익살을 부렸다. 그러나 아버지가 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자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까지 초록색을 보지 못했다가 아이를 갖게 된 후 처음으로 초록색을 볼 수 있게 된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엄숙한 일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이의 이름은 "리드"라고 지었다.
그당시 잡스는 이미 젊은시절 결혼하지 않은 여자에게서 낳은 딸이 있었다. 딸이 태어날 무렵 둘사이의 관계는 멀어질대로 멀어진 상태였고 결국 엄마는 딸만 남기고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아들의 탄생은 잡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잡스의 사생활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넥스트의 미래가 더 나아지고 개선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넥스트 직원들의 전반적인 사기도 진작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해나가는데 중점을 두게 된 넥스트는 IBM과 같은 기존 파트너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소홀히 했다. 그당시 IBM은 넥스트 운영 체계를 IBM의 새 워크스테이션에 채용하는 것에 대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IBM은 처음에는 자체개발한 RISC프로세서인 파워칩을 채용하여 가격면에서 경쟁력 있는 워크스테이션 개발을 하는데 선사에 뒤졌다. 그러나 90년 2월 IBM제품을 처음 발표하자 기대보다 좋은 반응을 받았다. 첫해에 전체 IBM매출중 10억달러를 차지했다. 넥스트도 같은 목표를 세웠지만 5년이 지나도록 그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둘째 해에 IBM은 20억달러상당의 워크스테이션을 팔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매출은 "넥스트스텝"의 도움없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잡스는 IBM으로부터 돈을 받은 다음에는 파트너를 만족시킬만한 일을 하는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IBM에서 잡스를 지지해주었던 빌 로웨와 앤디 헬러가 IBM을 떠난 이후로는 IBM의 기분을 맞추는 일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하지만 이미 로웨와 헬러의 뒤를 이은 사람들은 잡스의 말에 귀기울이지도 않았고 관대하지도 않았다.
IBM 워크스테이션그룹은 넥스트스텝이 IBM의 유닉스상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소프트웨어의 기본코드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아주 어려웠다. 90년 10월 스탠포드대학에서 개최된 넥스트 유저그룹 미팅에서 IBM은 IBM 워크스테이션에서 운용되는 넥스트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약간 보여주었다. IBM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최근에야 프로그램을 안정시킬 수 있었고 곧 개인용 컴퓨터용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라는 IBM측의 계획은 성능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무기한 연기되었다. 넥스트 소프트웨어의 워크스테이션용 버전도 발표되지 않았다.
잡스는 IBM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며 이기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다이아몬드"를 진흙에 떨어뜨리면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없듯이 IBM이 넥스트컴퓨터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IBM이 끊임없이 임원진을 교체하였기 때문에 넥스트스텝이 제대로 개발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요인들은 모두 무시했다. IBM은 넥스트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넥스트의 라이센스를 따느라 엄청난 돈을 들였을뿐 아니라 넥스트의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을 지원하는데도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IBM은 넥스트로부터 결코 태만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잡스는 자기가 넥스트 소프트웨어 가장 최신버전이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숨겼다. 잡스는 넥스트의 라이센스 계약은 1.0의 사용을 허용한다는 것이지 2.0까지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 했고 최신의 버전을 사용하고 싶으면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넥스트가 제공하는 개발물과 애플리케이션은 넥스트 본사의 것보다 하위의 것이어야 했다.
잡스는 IBM이 기능이 월등히 뛰어난 RISC워크스테이션으로 약소한 넥스트를 앞지를까봐 잔뜩 겁 먹고 있었다. 그는 넥스트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것보다 항상 뒤진 기술만 IBM에 제공하였다. 그는 "2만7천여명의 영업사원을 가진 IBM에게 바보처럼 모든 것을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잡스는 IBM이 넥스트가 공략하는 시장을 피하여 대당수만 달러나 되는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잡스는 IBM을 적극 지원하여 넥스트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양사가 같이 이득을 볼수 있도록 하기 보다 근시안적으로 IBM으로부터 돈만 더 받아내려고 하였다.
잡스는 IBM이 넥스트스텝을 수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계속 비난 하면서 양사의 관계를 악화시킨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함구해 버렸다. 90년 제 2세대 넥스트 컴퓨터를 소개하기 전날 양사는 결정적으로 사이가 나빠지게 되었다. 그는 IBM은 달라스에서 잡스가 90여명의 시스템 엔지니어들 앞에서 시연을 해보이며 그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헀다. 그날 아침 잡스는 영업담당책임자인 마크 헤이즈와 함께 달라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 했다.
헤이즈는 신문 판매대 앞에 양복을 입고 등짐을 지고 있는 잡스를 보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 갔다. 헤이즈는 그 전날 잡스가 발표하게될 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슬라이드 프로젝터가 2세트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잡스는 슬라이드를 한세트밖에 가지고있지 않으며 그 얘기를 들으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이즈는 이 얘기를 비행기를 타기 전에 말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다렸다가 타고난 다음에 말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 했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5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6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7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
8
“체중에 짓눌려 온몸에 멍이” … 튀르키예 정부도 경고한 '먹방'
-
9
틱톡 미국에 진짜 팔리나… 트럼프 “틱톡 매각, 4곳과 협상 중”
-
10
'Bye-Bye' 한마디 남기고....반려견 버린 비정한 주인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