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병자년 한해도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회고하건대 지난 한해는 우리에게 있어 시련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이 가운데 시행착오와 좌절도 겪었지만 응전과 승전을 통해 얻은 기쁨과 희열도 맛보았다. 세계 최초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시스템 개통을 비롯하여 국내 최초의 위성방송 실시, 인터넷시대의 본격 개막, 64비트 컴퓨터시대 개막, 휴대형 PC시대의 본격 개막 등은 올 한해 시련과 도전을 통해 이룩한 중요한 결실들이다.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도 빼놓을 수 없는 승전보였다.
그러나 올 한해 우리가 겪은 시련도 만만치 않았다. 전세계를 휩쓴 반도체가격 폭락현상은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행착오와 좌절을 맛보게 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이 휘청거리는 쓴 경험을 겪어야 했고 우리 전자산업 수출 역시 지난 8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 인수 파동은 국제화, 세계화 시대를 열어가는 국내업계의 세계경영에 새로운 도전으로 떠 올랐고 사상최고의 돌풍을 몰고온 PC가격 경쟁이나 시스템통합(SI)사업 진출 러시 등도 우리가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들로 부상했다.
새해 들어서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내외 경기불황의 지속국면과 반도체 가격의 혼미, 통신시장 개방 가속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다소 안심이 되지만 최근의 파업사태 추이와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열기 등은 우리 경제의 안정,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새해 경기전망은 안개 속에 묻혀 있다. 그러나 새해 정축년은 순박, 성실, 여유를 특징으로 하는 「소」의 해다.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탓인지 소는 우직, 순박, 근면하고 여류로운 성격을 갖고 있어 사람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왔다. 「쇠귀에 경읽기」라는 속담처럼 비록 소가 아둔함과 미련함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잔꾀를 부리지 않고 소신껏 일을 처리하는 뚝심도 있다. 올 한해 못다한 일을 차분히 다시한번 되새겨 보자. 그리하여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자. 새해에는 소의 해답게 차분하면서도 여유를 갖고 소신껏 열심히 일하는 자세를 가다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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