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토픽] 인터넷도 팍스 아메리카나

인터넷이 전세계적인 경제 인프라로 급부상하면서 저개발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미국과 일부 선진국들의 지배 구조를 더욱 공고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달초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계속되고 있는 지적재산권기구(WIPO)의 특정저작권및 인접저작권 협의에서 개도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신 배포에 대한 지재권을 인정한다면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 붕괴론과 함께 인터넷의 부정적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전세계의 인터넷 네티즌은 5천만명으로 추산된다. IDC는 아예 7천만명으로 집계한다. 오는 99년에는 2억명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정보 인프라 구축 속도가 계속된다면 오는 99년에도 네티즌들의 절대 다수는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등 G7국가가 차지할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나라는 아직까지 지구상에 한정되어 있다. 미국에는 6백6만여대의 인터넷 호스트가 활용되고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의 대명사인 중국은 2천대, 인도는 1천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물론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는 중국의 경우 체제 안정성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인프라의 부족은 현실이다. 여타 아시아, 동유럽, 남미, 아프리카에 산재해 있는 개도국및 저개발국들은 호스트 수를 파악하기 조차 어렵다.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채 여전히 후진적 상황에 남아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제3세계권의 인터넷 후진성에 대한 보고서나 컬럼은 IWORLD ONLINE등 인터넷 웹 매거진에 정기적으로 올라온다.

개도국이나 저개발국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인터넷에 관한한 앞으로도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기반 통신 인프라와 컴퓨터등의 시설 장비가 필수적이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제3세계 국가들은 독자적으로 이를 감당할 능력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정보가 곧 돈이 되는 21세기에는 선진국과의 경제력 격차가 오히려 더욱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터넷을 통한 전자 상거래가 일반화되어 있다. 웹 사이트를 통해 무역 정보를 얻고 직접 거래도 가능하다.또 사이버 스페이스를 좀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한 도메인명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후발국들은 실제 경제활동뿐 아니라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인터넷을 통한 문화적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영어사용환경이라는 특징과 주도국이 미국이라는 사실은 초강국 미국의 지배권이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넷스케이프나 마이크로소프트를 써야하고 관련 장비와 소프트웨어 시장은 미국이 독접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의 인터넷 부정론자들은 이를 아예 「미국의 인터넷 패권주의」라고 표현하고 통신 토론마당에 의견을 올리기도 한다.

중앙집중 중앙제어장치 없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인터넷의 속성상 주도국인 미국의 문화 연예산업은 날개를 단 격이다. 개별 국가의 제한 보호막은 인터넷에서 너무 무력하다.

인터넷 웹사이트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이 음란물 사이트이고 이중80% 이상이 미국에서 구축된 것이다. 영화를 비롯,미국이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연예부문도 인터넷을 통해 광고 홍보 마케팅이 한창이다.

인터넷은 최근 23간의 급격한 확산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지만 이제부터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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