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해외 법인 설립 활기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해외 사무소 및 현지법인 설립이 활기를 띠고 있다.

SI업체들이 해외 프로젝트의 활성화 및 선진 SI기술의 조기습득 차원에서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 현지 사무소나 법인을 설립,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착실하게 다지고 있다.

사실 국내 SI업체들의 해외 SI프로젝트 수주 실적은 매우 부진한 편이다.

대륭정밀의 필리핀 및 북아일랜드 공장 전산화 프로젝트(LG-EDS시스템), 괌의 선로시설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쌍용정보통신), 삼성전자 및 삼성전관의 멕시코공장 전산화 프로젝트(삼성데이타시스템), 인도네시아 제철소 전산화 프로젝트(포스데이타) 등 몇가지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만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실적이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SI업체들이 해외 사무소나 법인을 잇따라 설립, 해외 진출의 실마리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해외 사무소나 법인 설립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삼성데이타시스템,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 대형 SI업체들이다.

지난 92년 일본 동경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한 SDS는 지난달 18일에는 美 새너제이에 미주사무소를 개설, 신규 솔루션 도입선 발굴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지난 95년 인도에 설치한 소프트웨어 개발센터에 지원인력을 파견, 기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데이타시스템은 2005년까지 해외 매출비중을 30%선으로 높인다는 계획 아래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지역에 10개 법인 및 현지사무소와 20개의 개발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LG-EDS시스템은 중국 진출 그룹 계열사에 대한 정보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달 초 북경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했다. 북경사무소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약 2005」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계열사에 대한 시스템통합, 시스템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 북경사무소는 중국내 사업수행을 위해 EDS의 현지법인인 EDS차이나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LG-EDS시스템은 내년 중에 미국, 영국, 동남아, 남미 등 지역에도 현지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美 LA에 현지사무소인 「드라쿠스」를 개설한데 이어 내년부터 2000년까지 중국, 인도, 동남아 등지에 각각 현지사무소를 개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쌍용은 중대형 컴퓨터업체인 시퀀트와 협력,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지난 5월과 9월에 각각 폴란드 현지법인과 대우데이콤커뮤니케이션즈(데이콤 합작법인)를 설립, 운영에 들어갔으며 현재 양법인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우정보시스템은 대우자동차 폴란드 판매법인의 영업점 관리시스템 개발업무와 FSO 공장 전산시스템 관리업무를 수주하기도 했다.

코오롱정보통신은 해외 정보서비스 사업부문 진출 및 첨단 인터넷 관련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미국 현지 벤처기업인 「온라인 엔바이론스」에 올초 4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3차원 웹페이지 저작도구 등을 개발,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이며 미국에서 현재 인터넷 회선서비스 및 통신분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새너제이에 현지법인인 「HIT-USA」를 설립한 현대정보기술은 프랑스 소프트웨어업체인 「하이 이미지」를 인수, 이 회사의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유럽 각지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SI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해외법인보다는 해외사무소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들 SI업체들의 해외사무소가 아직까지는 선진시장 기술동향 파악, 해외 거래선 발굴, 그룹사 전산시스템 지원활동 등 저급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SI업체들이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내에 현지사무소를 해외 영업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현지법인으로 전환, 해외영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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