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전과 엔저에 따른 가전의 침체, 그리고 정보통신의 부상으로 요약되는 국내 전자산업의 구조변화와 전반적인 전자경기 침체로 올해 부품업계는 어느 때보다 부침이 심했던 한해로 기억된다. 주요 업체들의 추정실적을 토대로 올해 부품업계의 「성적표」를 품목별로 수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
1.인쇄회로기판(PCB)
PCB업계는 예상을 뒤엎은 경기침체로 일부 다층 PCB(MLB)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체들이 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약간의 변수와 업체별 편차는 있지만 많은 업체들이 연초 목표달성은 커녕 지난해 수준, 또는 이를 약간 웃도는 실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단면 PCB업계의 경우 수요와 직결되는 엔저가속화에 따른 가전업계의 침체와 현지부품구매 가속화로 총생산량이 15%가량 줄어든 월 95만장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덕산업 등 일부 시장지배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중소 단면업체들이 심한 불황에 허덕였다.
단면의 위축은 페놀원판에 주력중인 동박적층판 업계와 전해동박 업계에 치명타를 가해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신성기업 등 페놀원판 3사와 일진소재 등 동박업체들의 매출은 정체되고 가격하락으로 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에폭시 양면 PCB 역시 주 시장인 컴퓨터시장의 부진으로 절대수요가 감소, 생산량도 월 15만∼16만장으로 전년대비 15∼20%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하락으로 채산성마저 악화돼 LG전자, 대덕전자, 이수전자 등 선발업체들은 양면 생산비중을 대폭 축소했으며 투자여력이 취약한 월 5천장대의 중소 양면 전문업체들의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PCB업계의 전반적에 불황에도 불구, 대형업체 위주로 시장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MLB는 그나마 하반기 들어 SIMM모듈, 노트북PC, 이동통신 시스템 및 단말기, 고성능 컴퓨터 주변기기 등에서 수요가 급증,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며 국내 PCB시장을 주도했다. 이 때문에 고가, 고부가의 MLB비중을 높인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이수전자, 심텍 등 선발업체들은 매출 및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소 단면업체들과 한일써키트, 우진전자, 새한전자, 서광전자 등 아직 MLB비중이 낮은 업체들은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불구, 외형성장은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품목에 따른 이같은 부침은 업체별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돼 PCB업계의 양극화와 이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MLB부문의 국내 1, 2위 업체인 삼성전기와 LG전자만 해도 수출호조로 지난해 각각 9백억원, 1천2백50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53%, 32%씩 성장한 1천3백80억원과 1천6백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업체들 중에서는 대덕전자가 MLB 비중제고 및 수출증가로 전년대비 27% 늘어난 1천1백60억원, 코리아써키트가 샘플 PCB와 MLB의 수주증가로 18% 늘어난 1천60억원, 이수전자가 대규모 설비증설과 시게이트, 시스코 등에 대한 수출증가로 전년비 60% 이상 증가한 3백2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익면에서도 단면 및 양면업계와 MLB업체의 편차가 확연하다. 삼성전기가 매출의 13%를 웃도는 2백억원대의 경상이익이 예상되는 것을 비롯해 대덕전자가 1백3억원, LG전자가 65억원에 달하고 코리아써키트도 MLB의 호조로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수확을 거둘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단면 및 양면 부문에서는 매출 9백40억원, 순이익 80억원이 예상되는 대덕산업과 매출 4백20억원, 이익 10억원으로 3년연속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청주전자가 다소 호조세를 이어가는 것을 제외하곤 대다수 단면 및 양면업체들의 매출, 이익이 연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한편 올해 국내 PCB 총생산액은 상반기 심한 불황이 하반기 들어 MLB를 중심으로 내수 및 수출이 다소 호전돼 PCB연구조합이 지난 7월 내놓았던 올해 추정생산액(11억8천1백만달러)을 상회, 당초 기대했던 PCB생산 1조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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