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3회 무역의 날 을 맞아

올 한해의 수출을 돌이켜보고 또다시 내년의 수출증대를 다짐하는 제 33회 무역의 날 행사가 열렸다. 김영삼 대통령을 비롯한 수출유공자, 업계 관계자 등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무역의 날 행사에서는 수출유공자 포상 및 「수출의 탑」 수여 등으로 어려운 여건속에 수출증대에 기여한 기업체 및 개인에 대한 노고를 기리고 그 뜻을 되새겼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무역의 날을 제정한 지난 64년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95년 1천억달러 달성까지 연평균 25%의 높은 증가률을 기록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주도해왔다. 이 기간중 1백40여개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수출상품은 현재 7천9백여개로 크게 다양화되었고 수출산업 구조 역시 전체 수출상품 중 공산품 수출이 90%를 초과할 정도로 큰 폭의 고도화를 이룩했다. 수출은 곧 국력의 상징이었고 수출산업은 곧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였다.

그러나 올 한해 수출은 한마디로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예측불허의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특히 하반기 들어 나타난 급격한 수출부진 현상은 우리에게 좌절과 허탈을 안겨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상징인 전자산업 수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90년대 들어 고속성장을 달려온 전자산업 수출이 올들어 급격한 부침속에 80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우리나라 전자산업 수출사에 하나의 흠집이었음에 틀림없다.

올 전자산업은 수출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다시 말해 현실에 안주하는 한 더 이상의 발전이 없음을 절실히 느낀 것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등 후발개도국들이 가격경쟁으로 우리의 수출시장을 잠식하는 동안 뾰족한 묘책을 세우지 못한 채 갈팡질팡했음은 부인키 어렵다. 수출확대를 위한 새로운 다짐이 있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더 이상 좌절할 수도 없고 주저할 여유도 없다. 올해 전자산업의 수출부진이 연초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큰 폭의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과 엔低 현상 때문이라고 하지만 고비용, 저효율이 가져다 준 수출단가 상승도 부인할 수 없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산업구조는 과감히 바꿔야 한다. 불필요한 비용요인을 줄이고 경쟁력이 뒤지는 품목들은 과감히 현지생산으로 돌리는 용단이 필요하다. 반도체를 대체할 주력 수출상품 개발도 마찬가지다.

특히 수출시장 다변화는 세계 무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과제다. 미국, 일본 일변도의 수출산업 구조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하며 새 시장개척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또 반도체를 대체할 제품개발은 새로운 수출산업 구조를 위한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반도체수출이 전자수출의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았는 현행의 수출산업 구조도 이젠 개선해 나가야 한다. 평판디스플레이와 CD롬드라이브, 비디오게임기, 노트북PC 등의 수출 쾌조는 이같은 산업구조의 변화가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준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지지부진한 고선명(HD)TV의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에서도 기업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규제라는 것은 한번 생기면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생리를 지니고 있다. 정부는 행정규제 철폐를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산업 일선에서 피부로 느끼는 행정규제는 아직도 상존해 있다. 각종 규제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불필요한 비용을 탄생시킨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전자사업은 오는 2000년 단일산업으로는 사상 처음 수출 1천억달러 시대를 개막하는 수출선도 산업으로서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발돋움해 나가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 산업현장의 뜨거운 열의와 의욕으로 수출호에 힘찬 고동을 울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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