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천덕꾸러기 한글. 문자로서의 우수성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컴퓨터에서만큼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것이 현실이다. 컴퓨터에서 문자표현을 1바이트체계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출력시 한글을 구현해주는 한글바이오스가 80년대말부터 90년대 초기까지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현재는 윈도95의 등장으로 한글바이오스시장이 많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도스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환경이 많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글바이오스는 80년대말 컴퓨터가 본격 보급되면서 개발이 이루어졌다. 당시 컴퓨터 보급의 본산지였던 청계천 일대를 중심으로 「청계천한글」이 개발돼 보급됐다. 청계천한글은 현재로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7비트방식을 사용했으며 카드형태로 보급됐다.
이후 88년 최철용씨가 「DKBB」라는 공개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한글바이오스시장이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됐다.
DKBB는 청계천한글과 달리 순수소프트웨어로 개발됐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소프트웨어로 발표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한글카드의 상업화는 DKBB 이후 본격적으로 불이 붙게 된다. 한도컴퓨터에서는 DKBB를 모델로 롬에 폰트를 저장하고 드라이버는 소프트웨어적으로 구동하는 방식을 채택, 속도와 성능을 개선한 「한글도깨비카드」를 발표해 판매했다. 한도컴퓨터의 한글도깨비카드는 불법복제품사건이 일어날 정도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다.
90년대 초반에는 386PC의 보급과 더불어 본격적인 한글카드시장이 개막됐는데 옴니테크의 「블랙박스」나 삼성전자의 「마이한글」, 한메소프트의 「한메한글」, 태백무른모의 「태백한글」 등이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군이다.
이중 태백무른모의 태백한글은 글꼴카드없이 소프트웨어적으로만 동작되는 한글바이오스로 기록되고 있으며 한메한글은 윈도환경에 적응함으로써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최근에는 한글입출력을 OS차원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한글바이오스시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나 일부 특화된 도스환경을 사용하는 컴퓨터업체에서는 한글바이오스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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