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49)

『지 과장, 위성 빼고는 방송회선 다 살았나?』

『예, 다 살았습니다. KBS, MBC, SBS, CBS 회선 절체 완료되었습니다. 각 신문사의 지방 동시발간 회선까지 절체 끝났습니다.』

『알았네. 금융기관 온라인 회선은 그대로 죽어 있지?』

『예, 별도로 분리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위성 시스템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라고 말한 김지호 실장은 시계를 보았다. 강 과장이 다가오고 있었다.

16:35.

『실장님, 2호기 다시 죽었습니다?』

『살아나지 않나?』

『예, 데이터는 잘 입력되었는데, 시스템은 또 죽었습니다.』

『지난달 데이터로 입력시켰는데도 살지 못했다면 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1호기도 상태는 똑같았지?』

『그렇습니다. 프로그램 에러 같습니다.』

『프로그램도 테스트하면 정상이잖아?』

『예, 프로그램 테스트는 정상으로 나옵니다. 프로그램이 정상이지 않으면 데이터 입력도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살아나지 못하지?』

『1, 2호기 똑같은 상황입니다.』

『제2 연구소 전담 팀에는 연락 안됐지?』

『예, 안됐습니다. 일단 제가 프로그램 점검해 보겠습니다.』

『알았어. 김창규 박사도 수배할 수 있으면 수배해.』

김지호 실장은 비디오폰의 키를 눌러 정 과장을 찾았다.

『정 과장, 절체 시작해, 자동 절체시스템에서 회선 분리할 때 원위치 시키기 편리하도록 조치하고!』

『예, 이미 확인작업 다 끝냈습니다. 수동 절체작업 시작하겠습니다.』

『조금 후에 그리로 갈 테니까 그리 알고. 참, 정 과장. 지금 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위성에 수용된 회선은 나중에 조치해. 절체를 해도 회선이 죽어 있으면 소용이 없으니까.』

『위성에도 장애가 발생했습니까?』

『정확한 원인은 파악이 안됐어. 어쨌든 회선은 죽어 있으니까 위성회선은 나중에 절체해.』

『실장님, 그럼 국제전화 회선은 어떻게 할까요?』

『다시 연락할 테니까 작업 실시해.』

『알겠습니다.』

정 과장의 모습이 화면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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