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디지털 지상파방송에 대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디지털 위성방송과 디지털 이동통신에서 쌓은 자체기술을 발판으로 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지상파 디지털방송기술 워크숍 96」 개최를 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의 이혁재 박사는 디지털 지상파 방송기술개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며 『앞으로 관, 학, 산, 연 및 방송사와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조기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방송의 디지털화는 위성방송과 케이블TV부문에서 지상파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나 우리나라는 지상파와 관련 KBS기술연구소 등 일부에서 자체연구가 이뤄지고 있을 뿐 체계적인 연구나 논의가 없는 상태. 그러나 미국과 유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체방식을 확정하고 시스템 개발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이며 일본도 최근 우정성을 주축으로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늦었을지라도 산업계, 방송계, 연국관 등 관련기관들이 디지털 지상파에 대한 컨센서스만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도 조기 상용화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세계 최초의 CDMA기술 상용화와 방송용 위성중계기를 통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위성방송 시험서비스, HDTV의 시제품 개발경험 등은 우리나라의 지상파 디지털화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내 전자업체들이 제니스, 톰슨 등 해외유수의 전자업체를 인수한 것은 지적재산권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이 박사는 무궁화위성을 통한 디지털방송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의 디지털 지상파 방송의 성공은 정부부처, 연구기관들, 민간업체들의 컨센서스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중 관, 산, 학, 연 및 방송사가 모두 참여하는 자생적인 「디지털지상파 포럼」을 구성해 개발방향, 표준화, 목표 등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지상파 방식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포럼을 운영해 나가면서 확정하겠지만 국내 독자적인 방식보다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추세를 검토하면서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내년 상반기 중 확정할 계획이라고 이 박사는 밝혔다.
그는 『2000년까지 2백80억원의 국책자금이 지원되는 디지털지상파 연구개발과제가 올해부터 수행되고 있다』면서 원활한 과제수행이 이뤄진다면 2000년 초부터는 디지털지상파 서비스가 실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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