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9월의 미국시장의 반도체BB율(출하액 대비 수주액)이 올해 최고치인 0.99까지 되살아났고, 올들어 빠른 속도로 하락을 계속해 온 D램가격도 10월들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BB율은 올해 1월 수급균형을 표시하는 1.0이 무너지면서 지난 3월에는 0.79를 기록, 9년만에 최저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BB율이 계속 상승세를 보여 시황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으나, 주력 메모리가격의 하락 영향으로 7월에 또 다시 내려 갔었다. 그러나 지난 8월들어 하락세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9월에는 올 최고치를 기록,반도체경기의 장미빛전망을 다시 밝게 해주기 시작했다.
또 올 1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주력반도체 16MD램의 가격도 10월들어 안정을 찾고 있다. 우선 연초의 6분의 1수준인 8-9달러까지 하락한 세계반도체현물시장의 거래가격이 9월말부터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10월들어 거의 멈췄고, 일부종목은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세계반도체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일본에서는 반도체업체와 PC업체간 거래가격도 지난달 수준인 10-13달러선에 형성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가 멈추기 시작했다.
이처럼 반도체시장경기가 최악의 시기를 벗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최근 수주동안의 16MD램 가격상승은 7월말부터 8월까지 현물시장에서 4MD램가격이 1MD램보다 낮게 책정되는 등의 기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16MD램가격 호전의 원인으로 △덤핑판정을 경계한 출하억제 △6월 주요업체 감산정책의 효과 △연말호황기에 대비한 발주증가 등을 들면서, 본격적인 시황회복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도 일시적으로 현물시장가격이 반등하면서 대형수요처 직거래가격도 일시 상승세를 보인 적이 있었으나, 5월들어 곧 폭락해 시황예측을 불가능하게 했었다.
시장전문가들이 밝히고 있는 16MD램가격 상승요인 가운데 연말특수론은 특히 설득력이 있다.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연말호황기를 겨냥한 PC제품출하가 크게 확대되면서, 반도체수요가 늘어난다. 이번 경우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연말특수론을 펴고 있는 전문가들 가운데는 최근의 수요증가에 편승해 반도체업체들이 과다한 증산을 추진할 경우, 내년 초에는 또 공급과잉으로 인한 몸살을 앓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NEC와 닛산 등 일본의 일부업체들이 증산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으나 다른 업체들은 증산에 대해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하지만 이들도 언제 다시 증산에 나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반도체업체들이 일시적인 현상에 편승해 16MD램 을 증산할 경우 연말에는 10달러선이 무너지고, 내년 중반께는 신설되는 10여개 대만반도체업체들의 공급 물량과 합쳐져 5달러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 연구소는 그러나 『이는 가장 최악의 비관적시나리오일 뿐』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현재 각 업체들이 가동률 15%억제, 설비투자비 20-30%억제 등을 추진 중에 있고, 비트당 가격의 하락이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어 빠르면 내년 중반에는 공급과잉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6MD램가격의 안정, 반도체BB율의 상승 등 최근들어 반도체경기의 호전을 반증하는 듯한 시장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근본적인 경기회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시황을 좀 더 신중히 검토해, 섣부른 증산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올초 시작된 반도체불황의 탈출구를 현재로서는 수요증가가 아닌 공급억제쪽에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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