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다국적 기업

다국적 기업을 언론이 처음으로 크게 다룬 것은 「비즈니스위크」지로서 지난 63년 4월21일자 기사였다. 이 기사는 『다국적 기업은 국제적 활동을 행하는 국내지향적 기업은 아니다. 그것은 다음의 2가지 테스트에 합격해야만 한다. 첫째,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정착된 제조거점 또는 다른 형태의 직접투자대상을 가지고 있을 것. 둘째, 경영자는 참된 의미에서 전세계적인 안목을 갖고 시장개척과 생산 및 연구에 관한 기본적인 결정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을 가질 것』이라며 다국적 기업을 정의하고 있다.

지난 60년대 미국 자본이 유럽이나 제3세계로 괴물처럼 침투하자 다국적기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져 그 정의만도 百家百說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비즈니스위크」의 다국적 기업에 대한 정의는 정곡을 찌른 탁월한 것으로 그 이후 개념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대외진출은 상품의 수출에서 비롯된다. 수출 상품이 일정액 이상에 달하면 수출을 그대로 계속하든지 아니면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든지 선택의 문제가 남게 된다. 수송비나 경제,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현지생산이 유리할 경우 결국 현지생산을 통한 다국적 기업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대우전자가 최근 프랑스 국영기업인 톰슨멀티미디어를 인수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RCA와 GE상표로 미주지역 TV시장 점유율 1위, 유럽에서도 필립스에 이어 2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톰슨멀티미디어를 대우가 인수, 세계 최대의 가전업체로 부상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프랑스가 수년 전부터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지키려했던 톰슨을 포기, 그것도 아시아의 한 기업체에 넘겨준 데에는 가전산업에 대한 한계를 느꼈고 특히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감당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배순훈 대우전자 회장은 『대우의 비용절감 노하우가 톰슨멀티미디어의 적자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병에 걸린 톰슨멀티미디어를 대우가 어떤 경영기법으로 치유할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의 여부는 곧 비즈니스위크의 지적대로 톰슨멀티미디어의 대표를 맡게 된 배 회장이 세계적인 안목을 갖고 있는 경영자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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