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영어학습 방법은 현지에서 직접 생활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할 때는 살아있는 대화가 담긴 영화를 통한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아 의욕이 넘치는 상황에서 신소프트웨어대상 수상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비디오CD를 감상하면서 캡션기능을 이용해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캡션맥스 1.5R」로 신소프트웨어상품대상 96년 9월상의 영예를 차지한 가산전자의 오봉환 사장(37)은 이번 수상으로 기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가산전자를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전문업체로 키우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오 사장을 만나 제품개발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캡션맥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부터 영상압축(MPEG)기능이 소프트웨어 형태로 그래픽카드에 수용되는 기술추이가 가속화됐다. 마침내 MPEG보드 없이도 PC에서 비디오CD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초부터는 카드형태의 MPEG보드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에 따라 비디오CD로 영화를 감상하면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PC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1년여의 개발을 거쳐 탄생하게 됐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캡션맥스의 핵심은 교육용 캡션지원 기능인 CCFE(Closed Caption For Education)규격의 설계였다.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었지만 캡션규격 코드의 확장성을 고려한 설계과정이 어려웠다. 향후 예상되는 코드를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규격은 또 캡션맥스의 핵심 커널로서 각종 플러그인 소프트웨어가 연계될 수 있어야만 한다.
-제품출시 이후 반응은.
KST, LG미디어, SKC 등 국내 주요 비디오 공급업체들이 CCFE규격을 지원하는 비디오CD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삼보컴퓨터, 현대전자, 세진컴퓨터랜드, 뉴텍컴퓨터, 내외반도체 등 PC회사들은 자사 PC에 캡션맥스를 기본 장착해 공급중이다. 국내의 비디오CD시장이 미국보다 더 활성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캡션맥스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지난 9월부터 공급되고 있는 미국 디즈니사의 비디오CD에도 CCFE 지원 제품이 나오고 있다.
-CCFE규격과 캡션맥스의 향후 마케팅지원 계획은.
비디오CD에 이어 향후 시장을 주도할 DVD에도 CCFE규격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또 TV방송에서도 CCFE규격이 지원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등 통신을 통한 온라인 학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캡션맥스는 언어학습 방식을 통해 세계 멀티미디어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독일을 공략하고자 한다면 세계 각국의 영화를 원어로 하고 독일어를 번역어로 하면 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본격적인 국제무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가산전자는 멀티미디어 주변기기 전문업체로 알려져 있는데 소프트웨어분야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인가.
이번 제품은 단독 소프트웨어 제품으로는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분이 없는 분야로 상호보완적인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분야에도 소홀할 수가 없다.
오봉환 사장은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주)금성사를 거쳐 90년 가산전자를 설립, 이 회사를 대표적인 멀티미디어 전문업체로 성장시켰으며 향후 종합 디지털미디어업체로 거듭난다는 야심에 찬 경영인이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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