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전자, 정보통신 관련 종합전시회인 한국전자전이 지난 7일 개막돼 6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스물일곱번째를 맞고 있는 금년도 한국전자전은 세계 5대 전자전문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7만여점의 각종 첨단제품이 대거 등장,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그동안 고도성장을 누려왔던 국내 전자산업이 반도체산업 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자전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해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금년도 전자전의 주제를 「미래의 꿈은 첨단기술로」로 정한 것도 전자산업에 불어닥친 어려움을 첨단기술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반도체 등 대부분의 품목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에는 편리함과 안락함을 강조한 「보다 편하게, 보다 풍요롭게」라는 주제를 내걸어 올해와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2000년대 첨단 전자산업의 기반구축, 전자산업 교역증대를 통한 경제발전, 최신기술 및 시장정보 교환으로 신제품 개발 촉진, 우수상품 보급을 통한 국민문화 생활향상을 목적으로 열리고 있는 올해 전자전에는 16개국 4백42개 업체가 총 7만점의 각종 첨단제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기간중에 27만명의 관람객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전은 국내 전자산업과 맥을 같이하며 동반 성장해 왔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난 69년 국립공보관에서 69점의 전자, 정보통신 관련제품이 전시된 제1회 한국전자전에는 열악한 출품수와 전시환경에도 불구하고 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성황을 이루었다.
이후 컬러TV, 컴퓨터와 전자시계, 휴대형전화기 등 첨단제품이 처음으로 소개되는 첨단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도 사실이다.
한국전자전은 단순한 전시회가 아닌 실질적인 거래의 장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지난 76년도에 즉석에서 이루어진 거래상담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은 당시의 전자정보통신 관련 수출액이 총 10억3천7백만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결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첨단의 장과 상담거래의 장이라는 두가지 역할은 80년대 중반까지 나름대로 충실히 지켜져 왔으나 국내 전자산업이 급격히 부상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전자산업의 발달속도에 다소 못미치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선 가전, 정보통신, 산전 등 전 분야가 동시에 진열되는 백화점식 전시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전자전과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일본전자전의 경우 정보통신을 배제하고 가전과 산전을 집중 전시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전시제품의 질적인 수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지난해에 선보인 DVD가 금년에도 주력 전시제품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표적인 첨단제품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일본전자전의 경우 단순한 DVD제품이 아닌 다음 세대를 겨냥한 DVD롬 등 응용제품이 선보여 한국전자전과 대조를 이루었다.
전자전에 참가하는 국가와 전시제품의 감소를 단순한 결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참가국의 경우 지난해 18개국에서 금년에는 16개국으로 줄어들었으며 전시제품 역시 지난해 8만6천여점에서 7만여점으로 감소됐다.
물론 관람객수를 비롯한 전시규모에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되겠지만 질적인 성장과 함께 양적인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계속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는 별도의 상담실 마련 등 외국 바이어를 위한 노력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상담액이 90년 이후 답보상태에 머물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는 한국전자전이 이같은 몇가지 문제점을 개선해 세계 5대 전자관련 전문전시회가 아닌 한국을 빛낼 제일의 첨단 전시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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