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주가와 리스트럭처링

최근 모 증권회사는 10년 전부터 상장돼 있던 기업 5개사 가운데 1개사꼴로 주가가 10년 전보다 낮아졌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7일 현재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10년 전보다 낮은 기업은 관리종목 12개를 포함해 70개에 이른 반면에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는 266.20에서 781.76으로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10년 전보다 주가가 떨어진 기업 가운데 LG전자를 비롯, 대우전자, LG전선, 대우중공업, 인켈, 통일중공업등 대기업계열 전자, 전기관련 업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전자, 전기 분야의 경기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의외의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증권회사는 『그동안 이들 기업이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실패로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다 최근 경기 사이클이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쪽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기업의격심한 주가하락은 최근 몇 년간 전자, 전기업계에 불어닥친 사업구조 재조정(리스트럭처링)의 실패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 금융업계 관계자들의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전자, 전기업체들의 최고경영진은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 모든 시장에서 성장성이 낮은 한계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 등 끊임없이사업구조를 재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회있을 때마다 『유망사업에집중하면서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자원을 고부가가치 전략사업에효율적으로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한계사업 정리와 인원 및 유형고정자산 감축을 실시한많은 전자, 전기업체는 수익성이 향상되지 못했다. 수익성이 향상된 일부 기업의 경우도 향상 정도가 미미한 실정이다. 또 인수, 합병의 경우에도 생산성 향상은 비교적 큰 편이었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번 이 증권회사의 조사결과는 이같은 사실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사업구조의 재조정은 장기적으로 성장과 수익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기업의 주가에 반드시 반영되게 마련이다. 단순한 한계사업 정리나 인원감축도 좋지만 기업경영 전체에서 투자의 합리화 및 다른 비용의 절감노력이 필요하는 등 새로운 리스트럭처링 전략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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