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업계의 자구노력 선행

소프트웨어(SW)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성숙되어가고있다. 올해들어 SW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하고 SW개발업체 신고제를 실시했으며다음달에는 SW지원센터도 출범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정부 및 공공기관전산화 예산 중 일정비율을 SW구매에 사용하는 것이 의무화되고 경영 및 개발자금을 융자해주는 SW공제조합도 운영될 전망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SW산업이 미래의 핵심산업일 뿐 아니라 산업구조의 고도화, 국민생활의 향상, 경제 전반의 효율성 도모를 꾀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취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앞으로 SW업체들의 숙원사업들이 조만간 정책적인 차원에서 구체화,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W산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이처럼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으나 우리 SW업체들은 이같은 정책을 받아들여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부분에 의문이 제기된다. SW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발업체들의 자세가 중요하나 아직도 수동적인 자세라는 지적이다. 그대표적인 사례로 제값을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SW업체들도 할 말이 있다. 업체들이 영세하다 보니 남의 유통망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이고 불법복제가 성행해 개발해도 판매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등 경영 및 시장상황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자체적인 유통망을 가질 수 없으니 PC메이커의 번들판매나전문 유통사들에 의지하는 위탁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가격을받기 어렵다는 실정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뼈아픈 과정을 한번 거치지 않고는 이같은 실정을 뛰어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SW개발업체들은 알아야 한다. 따지고 보면 이처럼 어려운 시장상황을 만든 것은 SW업체들이며 제값을 받지 못해온 것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체적인 유통망 확보를 위해 중소 SW업체들이 공동으로 자본을출자해 전문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도 자체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SW시장의 저변확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번들판매에 대해서도 SW업계는이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실제로는 경쟁적으로 PC메이커들과번들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SW 경쟁사가 PC메이커와 번들판매에 나서면시장점유율 관리상 어쩔 수 없이 다른 PC메이커와 번들공급을 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은 현실에 안주하며 누군가에 의해 제도가 고쳐지고 자기는 피해없이 난국을 벗어나겠다는 안이한 대응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PC메이커들이 모든 SW를 번들공급할 수는 없다. 또 소비자들은 PC메이커에 의해 제공되는 SW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같은 점에 착안한다면 사용자들이 SW를 고를 수 있도록 SW사용권을 만들어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해 봄직하다.

요컨대 SW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SW업체들은 그간 근본적인 원인을 발굴해 대처하기보다는 그러한 분위기에 적응해가는 자세라는 지적도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SW업체들은 정부의 SW육성책과 함께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보다 적극적이고공격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정부의 SW 육성의지를 현시화할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이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