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산실의 역할 변화

金子鉉 (주)대우 회장 비서실 이사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시스템이 기업의 필수 자산이 되는 시대다. 정보화가 단지 비용절감의 수단이 아니라 비지니스 세계에서 존립하기 위한 경영의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화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필요하게 됐다.

정보화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계수화된 효과를 측정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용효과를 중시하는 패러다임에서는 장기효과를 겨냥한 선행투자를기대하기 어렵다.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위한 경영정보화가 필요하다는 데는총론적으로 수정하면서도 시행 각론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가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은 목이 마를 때까지는 눈앞의 현실에 매달리다가 목이 잔뜩 매말라야 정보화를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목이 마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갈증을 해소하기 어렵다. 마치 한달을 준비하지 않은 샐러리맨이 언제나 카드 빚에 시달리며 빈털터리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 선행투자 없는 정보화는 기업의 생존과 경쟁우위에 답보할 수 없는 것이다.

정보화가 경영의 전략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문의 전문화를 위한 아웃소싱(Outsourcing)은 필연적인 추세이다. 아웃소싱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패러다임 혁신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웃소싱된정보시스템 분야를 단순한 외주업체가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한 동반자라는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그런 인식은 아웃소싱을 수행하는 정보시스템분야도 똑같이 적용된다. 과거의 전산실은 수요부서의 요구에 따라 후방지원(Follower)하는 역할에 한정됐었다. 업무 효율화를 지원하는 것이 주임무였고 시스템 구축도 주로 인사나 경리, 자재, 판매 등 단위업무의 전산화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정보화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정보시스템 분야는 기업의 정보화 니즈(Needs)를 선도하는 선행지원(Guider)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담당하게 된다. 단위업무가 아니라 지역 초월의 동시성을 요구하는 연계시스템이 정보화 니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스템의 구축은 평면적인 니즈가 아닌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니즈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국내 경영시스템을 전산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경영의 시발점으로서세계화의 관점에 서서 정보화시켜야 하는 차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경영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보기술 전문가란 단순한 전산 프로그래머일 뿐이다. 정보시스템실은 더 이상 업무 효율화라는 작은 시야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업무 재구축(BPR)과 같은 경영전략적 지원을 담당해야 한다. 기업의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동반자로서 과거의 단순한 전산실이 아닌컨설팅센터로의 변신은 정보화라는 시대상황이 정보시스템 분야에 숙명적으로 요구하는 당면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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