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하드웨어를 함께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K사의 김사장은최근 한 기업고객에 보내는 웹서버 구축용 최종 견적서를 앞에 놓고 고민에빠졌다. 고객으로부터 소프트웨어 비용의 가격인하를 요구받은 그로서는 과거의 경험이 되살아나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한달전 마무리된 재무관리시스템 구축 작업에서 그는 고객의 이런 저런 수정요구로 일급기술자들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매달려야 했고 다른 프로젝트 추진에도 차질을 빚은 경험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물론프로젝트 결과 역시 밑지는 장사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사장은 이번에도 밑지는 장사를 할수 밖에 없었다. 밑지는 것보다는 신규 고객을 하나 더 끌어 들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사장은 한달전 프로젝트와 비슷한 상황이 빚어질 것을 고려해 아르바이트 학생을 부분 투입하기로 하고 소프트웨어 비용 부분을 조정,최종 견적서를 작성했다. 주객이 전도돼 번들되는 하드웨어가 오히려 제값을받은 반면 소프트웨어는 헐값 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업체에 시스템 구축을 하게 되면 고객의 요구에 따라하드웨어까지 취급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보통 고객들과 가격 협상시 마찰이 일어나는 부분이 소프트웨어 개발비 부분이다.
하드웨어의 경우 기계적 사양에 따라 어느 정도 가격 기준이 정해져 있고이에 대해 고객들도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편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아직도 단순 인건비 정도의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해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에게 어려운 협상이 될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물론 최근에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끼워놓고 하드웨어 가격만 받는것처럼 하는 식의 웃지 못할 상황은 많이 개선되기는 했다. 그러나 사용자(고객)의 대부분은 아직도 소프트웨어 비용을 지불하는데 인색한 것이 대체적인정서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중소 기업일 경우 고객들의 정서는 더욱 인색해진다. 심지어는 하드웨어 값만 받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 경우도 있어입찰에 응한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을 난감한 입장에 빠뜨리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투입 기술자의 급수를 낮추거나 프로젝트구축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선에서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되는데 업계 전문가들은 바로 이런 사례들이 부실한 시스템 구축을 낳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중소개발업체의 관계자는 『전체 시스템의 성능은 소프트웨어의 품질에달려있는데도 수요자들은 무조건 소프트웨어 개발비용을 깍으려 한다』며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의 부속물 정도로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국내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하드웨어 처럼 사양별로 가격 산정이 이루어질수 있는 투명성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가격기준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물론 정부가 고시한 가격설정기준이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고려하지않은 현재의 단순 노임식 가격설정 기준이 대폭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주먹구구식 가격 설정으로 인해 겪게 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의 출혈 및 부실 공급을 막고 전체적으로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가치상품으로 인식되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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