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계, 민간차원 대북진출 가시화

정부가 최근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서 열리는 국제투자포럼에 24개 업체를 선정, 파견키로 함에 따라 국내기업의 대북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연내에 민간기업 차원의 PCB(인쇄회로기판)·커넥터 등전자부품업체들의 대북진출이 잇따를 전망이다.

13일 전자공업협동조합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나진·선봉 국제투자포럼에전자관련업체로 한국음향(카스피커)·성문전자(필름콘덴서용 베이스필름 가공)·일진전기(배전 및 자동차용 부품) 등이 참가하기로 한데 이어 전자공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전자부품업체들의 대북진출이 남·북한 양측당국의 호응에 힘입어 이르면 9월 안에 성사될 전망이다.

전자공업협동조합의 한 실무자는 이와 관련, 『대북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노력해 왔으며 통일원도 최근 접수시킨 북한접촉승인서를 긍정적으로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이달중 승인을 받아 4.4분기에 중국등 제3국에서 북한 측과 의향서를 교환한 후 내년 초 북한지역에 시찰단을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자공업협동조합의 대북진출 창구가 사실상 북한의 대외경제협력을관장하고 있는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대표 김정우)인 데다 물류비용 절감을 이유로 투자지역을 나진선봉 지역이 아닌 평양 인근 남포지역을 원하는우리 측의 요구를 대경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승인이 날 경우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북한 진출에 적극적인 업체는 한국단자를 비롯한 커넥터업체와 대덕전자·코리아서키트·한일서키트 등 PCB업체와 삼영전자(콘덴서)·성신(소형모터) 등 10여개 업체로 총예상투자 금액만도 5백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조건은 북한 측이 공장부지를 저리로 대여하고 모든 시설투자는 해당진출기업이 맡으며 현지 숙련공 양성을 위한 기술 교육은 추후 상항을 따라제3국이나 우리나라에서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지역은 얼마 전 북한산 TV를 들여온 LG전자의 TV조립공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물류와 양질의 노동력 수급 면에서 전자부품공장의 적지로 알려져 있다. 북한 측도 최근 경제 투자지역으로 나진선봉을 제외한 지역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대기업 계열의 LG전자부품·대우전자부품·삼성전기 등도 장기적으로 관련 세트업체와의 현지생산을 위한 동반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현지공장설립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어 전자부품업체들의 대북진출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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