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중기획 SW산업을 살리자 (25)

소프트웨어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청·하청관계는 계약내용 및 협력관계에 따라 순수하청과 협력하청, 특수관계 하청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순수하청은 말 그대로 원청자가 프로그램 전체 혹은 일부의 개발과정을 위임하는 것으로 이 경우 원청자는 제품개발계획·개념·개발일정 등 포괄적내용을 담당하며 코딩 등 세부작업은 하청업체가 맡는게 일반적이다. 이같는원·하청의 계약방식은 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인도 벵골지역은 순수 코딩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적 소프트웨어 하청단지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시스템통합(SI)분야에서 순수하청이 발달돼 있다. 현재대부분의 SI업체가 많게는 70∼80개에서 적게는 10∼20개의 중소규모의 하청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패키지 소프트웨어분야에서는 이같은 순수하청관계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없어 업체들이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제품기획·코딩 및 마무리작업에 이르는 개발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일괄 담당하고 원청업체의 이름과 판매망만사용하는 특수한 형태의 원청·하청관계가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 경우는 자금력과 지명도·유통망 등에서 취약한 게임개발업체들과 개발인력을 과도하게 보유하지 않으려는 대기업 간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협력하청은 SI분야보다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하청형태다. 이같은 형태의 하청은 원청자와 하청자의 협력관계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주요 기능을 모듈별로 개발, 하나의 상품을 구성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예컨대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는 운용체계 등 방대한 규모의 패키지를개발할 때 개발사는 하청업체들에 기능 단위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용역의뢰할 수 있다. 또는 이미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스형태로 사들여 본제품에 포함시킬 수 있다. 프로그램 규모는 작지만 개발과정에서 고난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바이러스 백신·디스크압축기·그래픽스·철자검색기·에뮬레이터·TCP/IP 등이 대부분 이같은 협력하청형태로 제공되는 것들이다.

특수관계 하청은 모회사와 자회사처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하청형태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하이네트가 별도의자회사를 설립해 코딩 등 업무를 일괄적으로 맡기고 있다. 소프트웨어업계의하청관계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도한 개발인력을 보유해 고정비를 지출하는 부담을 덜 수 있는데다 전문업체의 경험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객체지향기술의 발달로 소프트웨어가 컴포넌트 모듈화되는 점도 원청·하청관계가 활발히 이뤄지는 요소로꼽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원청·하청이 업계 경영합리화 및 기능향상 등에 유리한 점이 있지만 여러 업체들이 함께 움직이다 보면 기능과 서비스·대금지불 등에서 마찰을 빚을 수 있어 사전에 명확한 계약을 체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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