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TV를 작동할 수 없을까」
사람들의 이같은 생각이 곧 눈앞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전업체를 비롯한 세계 가전업체들은 최근 음성인식기술을 TV에 적용해 목소리로작동되는 TV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성인식TV는 이르면 오는98년과 99년께에는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음성인식기술은 정보통신과 컴퓨터의 특정 분야에서 주로 응용됐는는데 그편리성 때문에 응용범위가 날로 넓어지고 있다. 목소리로 작동되는 엘리베이터나 자동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음성 작동의 편리성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루는 기기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바로 음성인식TV다.
특히 음성인식칩(IC)기술이 개발돼 음성인식TV의 상용화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NEC 등 외국 부품업체들이 최근 개발한 음성인식IC의 가격은 개당4∼10달러선에 불과하다.
음성인식TV의 관건은 목소리를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느냐에 달려있다.
이종희책임연구원(LG전자 영상미디어연구소)은 『음성인식TV가 상품성을갖추려면 인식률이 적어도 95%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전업체들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음성인식TV의 인식률은 대부분 이 수준에 크게 못미쳐 상용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성인식방식은 특정인만의 목소리만 인식토록 한 話者종속방식과 어떤 목소리도 인식해 식별하는 話者독립방식으로 나뉜다.
그런데 화자독립방식은 종속방식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지문처럼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음성의 공통분모를 찾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발중인 음성인식TV 초기 제품은 종속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한 가족이라해도 나이와 성별·목소리 세기에 따라 음성신호가달라 종속방식도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2∼3년전 국내 가전사를 비롯해외국가전업체들이 개발한 음성인식TV는 전원을 끄고 켜는 정도의 매우 단순한 명령어 뿐이었는데도 작동도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전업체들은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대상인물을 축소하거나 동작명령어를대폭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이 경우 상품성이 문제가 된다.
이동성수석연구원(대우전자 TV연구소)은 『사용자와 명령어를 대폭 줄여인식률을 높인 음성인식TV는 어느 업체나 곧 상용화가 가능하지만 그 상품적인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가전업체들은 통계적인 방법(HMM)과 신경망이론 등 새로운음성인식기술을 개발하면서 음성인식TV의 상용화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의 음성인식기술은 특정인의 음성신호를 주파수방식으로 기록해두고명령시 이와 대조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 음성주파수를 매번 일일이 대조해야 해 속도가 늦고 인식률도 떨어졌다.
그 대안으로 나온 HMM(Hidden Marcav Model)은 마르카프라는 사람이 개발한 음성인식기술로 특정한 음성신호와 비교해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으면 작동되도록 한 방법이다.
신경망이론은 반복학습을 통해 명령어와 엇비슷한 음성도 감지해 작동시키도록 한 새로운 음성인식기술이다.
두 기술을 적용하면서 음성인식TV의 상용화는 물론 화자독립방식과 같은고도의 음성인식TV의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전업체의 입장에서 음성인식기술은 TV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세계 유수의 가전업체들은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음성인식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는 추세에 있고 이는 국내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음성인식기술을 가전제품에 응용한 첫 단추인 음성인식TV를 둘러싸고 세계가전업체들이 벌일 개발경쟁이 앞으로 볼만할 것 같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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