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PC통신사업자 책임 어디까지 인가

최근 발생한 보광미디어의 PC통신 사업자 고발 조치를 계기로 PC통신서비스 업체의 책임 한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PC통신 사업자가 이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어디까지책임을 져야 하는가,그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보광미디어(대표 정자춘)는 지난달 PC통신서비스업체인 데이콤, 나우콤, SDS 등을 업무상 과실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이들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PC통신 공개자료실에 보광미디어가 판매하고있는소프트웨어인 「시디 블리츠」가 올려져 약 4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는것.

이 사건은 PC통신 업체를 상대로 형사 처벌을 요구한 국내 최초의 사건이란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데이콤과 SDS는 자사 PC통신망에 기업포럼을 무상으로 개설해주는 선에서 원만히 합의를 보았으나 나우콤의 경우 양측의 입장이 맞서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광미디어는 『무료로 쓸 수 있는 자료만 올려야 하는 공개자료실에 상용프로그램이 올라간 것은 PC통신사업자의 명백한 업무상 과실이므로 PC통신서비스 업체가 이용자들이 가져간 소프트웨어 손실액 전액을 보상해줘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나우콤은 『그처럼 무리한 보상은 해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PC통신 사업자의 책임한계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PC통신 업체의 한관계자는 이와관련 『신문광고를 통해 일어난 인신매매사건에 대해 신문사가 책임을 지지 않듯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해서 PC통신사업자가 책임을 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이용자들이무차별로 올리는 모든 정보를 온라인 서비스 업체가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은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나 일부 시민단체는 『현실적으로 PC통신사업자를 통한규제외에는 온라인 게시물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며 『PC통신사업자의 책임하에 통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PC통신 사업자의 법적 책임문제는 단순히 불법복제에만 한정되는것이 아니라 음란물 유통,명예훼손 등에도 폭넓게 적용되는 문제라고할수 있다.때문에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저작권의 문제는 관련 판례가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나우콤의 강창훈 사장은 『온라인 서비스 업체에게 책임을 지우려면 먼저 명확한 통제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며 『PC통신 자료실에 올리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인지 알 수 있는 상용 프로그램 등록리스트를 운영자에게 제공한다든지 하는 등의 조치가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쨋든 이 사건을 계기로 관계 당사자의 책임 한계를 명확히하지 않으면제2 제3의 보광미디어가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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