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망의 신호방식을 현재의 R2방식에서 No.7 공통선 신호방식으로바꾸는 문제를 놓고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공통선 신호방식의 연내 도입을 줄곧 주장하고 있는 데이콤과 현실적 여건을 들어 단계적인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한국통신의 입장이 서로 맞서고 있는것.
공통선 신호방식이 양사의 첨예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데는 데이콤의 시외전화 사업 부진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콤은 시외전화사업이 부진한 원인의 하나로 한국통신에 비해 긴 접속지연시간을 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방안으로 공통선 신호방식도입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공통선 신호방식이란 음성전화 서비스를 위주로 한 기존의 통신망이 종합정보통신망(ISDN)으로 발전해 가면서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기존의 R2신호방식을 대체할 고속 신호방식으로 개발된 것이다.
따라서 공통선 신호방식이 통신망에 적용되면 착신과금, 발신자확인, 단축다이얼 등 제한적인 부가서비스에서 벗어나 ISDN서비스, 가상사설망, 전화투표, 개인번호, 전자비서, 자동통역전화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지게 된다.
미국, 일본, 영국, 스웨덴, 캐나다, 노르웨이, 스위스 등 주요국가들은 80년대 중반부터 공통선신호방식을 도입해 현재는 대부분 완료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도 지난 94년 공통선신호방식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일정에 따라 공통선신호방식을 적용한 교환기를 설치하고 있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신호중계교환기(STP)의 경우 94년에 4개 시스템, 95년6개 시스템을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 2개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외통신 교환기의 경우 전체 39개 교환기 가운데 41%인 16개 교환기에 대해 지난해 말 공통선신호방식을 적용 완료했으며 올해 말까지 1백% 적용을완료할 계획이다.
또 시내통신 교환기는 TDX-1B의 경우 94년 14개 시스템, 95년 77개 시스템에 적용한 데 이어 96년 1백55개 시스템, 97년 94개 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며 TDX-10의 경우는 95년 4개 시스템, 96년 7개 시스템, 97년 1백9개 시스템에 적용해 97년말까지 4백60개 시내 교환기에 공통선 신호방식을 적용한다는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통신망 전체를 공통선신호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설치돼 있는 시내 교환기의 37%에 해당하는 아날로그 교환기를 디지털 교환기로 전면 교체해야 할 뿐 아니라 디지털 교환기 중에서도 15%에 달하는 교환기의 기능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게 한국통신측의 설명이다.
한국통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내통신망에 설치된 아날로그 교환기는 M10CN 1백54대, No1A 58대, TDX-1A 1백19대 등 3백31대에 이른다. 또 기능보완이 필요한 교환기는 소용량 AXE-10 69대, S-1240 29대, 5ESS 34대 등 모두 1백32대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공통선신호방식 도입을 위해 교환기 공급업체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요청해 놓고 있으나 소용량 AXE-10 공급사인에릭슨社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뿐 S-1240 공급사인 알카텔社는 응답이 없으며 5ESS 공급사인 AT&T社는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산 전전자교환기인 TDX-10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통신은 TDX-10의 개량형으로 TDX-10A를 개발해 놓고 현재 운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기존에 설치돼 있는 TDX-10을 TDX-10A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현장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TDX-10A를 올해 안에 시외통신망에 설치해 시외구간의 경우 공통선신호방식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도 TDX-10 업그레이드용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고 있어 고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사정은 공통선 신호방식 조기도입을 주장하는 데이콤측에서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콤은 한국통신의 투자가 너무 미흡할 뿐 아니라 공통선 신호방식 도입은 경쟁사업자간 동등접속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인데도한국통신은 자사의 ISDN 발전방안과만 연계해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콤은 따라서 시외통신망에서의 연내 적용은 물론 상호접속구간에서의신호망을 올해 안에 공통선 신호방식으로 바꿀 것을 한국통신측에 촉구하고있다.
데이콤 관계자는 『한국통신이 의지만 있다면 상호접속구간에서 공통선신호방식을 적용하는 데에는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통신은 지난 17일 데이콤에 보낸 공문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전담반을 구성, 올해 4「4분기 중에 양사 시외교환기의 시험연동을 추진하고 97년에 시험운용 결과를 보완하여 98년에 연동이 가능토록 하자』고제안, 연내 적용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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