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낱 도둑일 뿐입니다.』
『아, 그의 과거에 대해 좀 아시나보죠? 네, 그는 평범한 좀도둑일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너무나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죠. 그가 프로그램을 훔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도 그러지 않았나요? 그는 신으로부터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 주었죠.』
『그런데도 계속 같이 일하신 이유가 뭐죠?』
하라다는 입술을 오므린다.
『당시에는 진실을 몰랐었죠. 나도 티베트인들과 직접 거래하기를 원했겠지만 절대 타시 누르부가 준 것만큼 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옛 타부를 무서워하지 않았으니까요.』
그가 한숨을 내쉰다.
『물론, 이제는 그 옛 타부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소. 그게 업보라는 것이겠지.』
하라다의 눈이 씁쓰름한 유머의 빛으로 빛난다.
『바이러스에 대해선 언제 알아내셨죠?』
『메가지진이 나기 전이오. 아셔야 할 것은 그 지진이 절대 일어날 예정이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가 아니라 유연한 이동이 일어날 예정이었죠.』
『유연한 이동이라구요?』
고비가 묻는다.
『어디로요?』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로.』
하라다가 단정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순환의 끝이지요. 태어나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나이를 먹고 죽는, 그리고 물론,』
그러면서 슬프게 덧붙인다.
『환생의 끝으로요.』
『불행히도, 사토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답니다.』기미코가 말한다.
『고바야시 그룹에 가서 같은 프로그램을 보여주었죠.』『그래요. 류타로 고바야시는 원래 양심의 거리낌이라는 게 전혀 없는 인간이지 않겠소?』
하라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자는 바이러스가 있는 그대로 시장에 내놓았소. 정말 비극적인 실수죠. 보시다시피 그런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그때, 동굴의 바닥이 축으로 이동하면서 산이 으르렁거린다. 파편 조각이 쏟아져내린다.
하라다는 솔질을 하고 화면을 들여다본다.
『아나푸르나로군.』
위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시샤팡마에 마나슬루. 그 다음은 에베레스트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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