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29)

『그럼, 우리는 지금 어느 왕국에 와 있는 거야?』『그게 말야,』 래리가 말한다.

『사실은 나도 미치겠어. 이건 원래 게임에 지나지 않았다구. 그런데 그돈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야. 더 이상 장난이 아닌 거야. 죽기 아니면 살기라구. 그리고 죽든 살든 전혀 아무 차이도 없는 그런 것 있지? 무슨 그런 게임이 다 있냐? 그거 디자인한 사람은 아마 틀림없이 전생이 끔찍한 사람이었을 거야.』

『너희들은 어느 쪽으로 가니?』 셔파가 래리에게 묻는다.

한 열다섯이나 열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래리는 네모진 턱에 뼈대가 굵다.

그가 손으로 턱을 문지르며 자못 심각한 얼굴로 말한다.

『우리는 어차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여긴 곧 사라질 테니까. 가상도시나 저지로 갈 거야.』

『네 말이 맞아.』

셔파가 한숨을 내쉰다.

『우리한테 남은 유일한 희망이야. 괜찮으면 같이 여행해도 좋아. 하지만,』

갑자기 셔파는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인다.

『너희 친구, 필은, 감염되어 있어. 목에 있는 상처는 그돈이 문 것 같단말야. 벌써 곪고 있으니 우리랑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셔파는 모두를, 좀 위에 떨어져 있는 흰색 공중전화 박스로 안내한다. 맨먼저 필이 여자친구 노마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불모의 땅에서 방송하는 킹 아제리오소의 프로그램에 노마를 위한 노래를한 곡 신청한 후, 바깥세계로 전송되려고 준비한다.

래리와 모잠비크가 그를 일으켜세워 지불하는 구멍 앞에 서도록 돕는다.

『나, 어때 보이니?』

머리를 매만지며 필이 묻는다. 산 송장 같은 모습이다.

『멋지지, 뭐.』

모잠비크가 말한다.

『끝내주게 멋있어.』

『고마워. 그럼, 돈을 넣어봐.』

셔파가 카드를 넣으니 불모의 땅에 연결된다.

『노마, 정말 보고 싶어. 이제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게 될지 모르지만,로즈 누나랑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셔파가 쿤달리니에게 속삭인다.

『정말 안됐어.』 하더니 어느새 고인 눈물을 훔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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