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망용 프린터 덤핑입찰 재연

조달청의 올해 행정전산망용 구매물량 입찰에서 PC에 이어 프린터 입찰에서도 또 다시 덤핑사태가 재연됐다.

지난 18일 조달청이 실시한 프린터 입찰에서 태흥물산·제일정밀·LG전자·큐닉스컴퓨터 등 프린터 공급업체들은 부품원가를 휠씬 밑도는 가격에공급권을 따내 덤핑입찰이란 비난을 면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관련업계는 이번 입찰의 최종 낙찰가가 레이저프린터와 도트프린터가 각각평균 44만4천8백원과 35만9천3백원으로 정상적인 유통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지난 3월 실시된 PC입찰 때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덤핑관행을 되풀이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큐닉스컴퓨터가 40만원을 제시해 가장 싼 가격에 레이저프린터를 공급하는 업체가 됐고 포스데이타·LG전자·제일정밀·태흥물산등도 각각 44만원∼47만원씩을 써내 올해 정부 구매물량 공급업체로 선정됐던 것. 또 도트기종도 34만9천8백원을 제시한 제일정밀을 비롯해 쌍용정보통신·태흥물산 등 3개 업체가 각각 공급권을 따냈다.

특히 레이저프린터의 경우는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된 행망용 레이저프린터최종 낙찰가인 1백2만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정은 도트프린터 분야도 마찬가지여서 보통 90∼1백10만원에 판매되는 1백36컬럼 프린터가 3분의 1 수준에 공급케됐다.

관련업계는 『레이저프린터의 경우 최소한 48만원은 돼야 생산원가를 맞출수 있음에도 불구, 조달청이 프린터 공급업체의 가격경쟁을 부추긴 결과 낙찰가격이 4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밝혀 행망용 프린터 덤핑입찰의 책임을정부측에 떠넘기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단 한대의 프린터 공급권도 따내지 못한 삼보컴퓨터·신도리코·삼성전자·양재시스템·코리아제록스·대우전자 등 대기업 및 중견 프린터 업체들은 조달청의 입찰 내정가격을 비전문가들이 시장상황을 무시한채 책정해 사실상 덤핑을 조장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업체는 『입찰에 응한 레이저프린터가 대부분 삼성과 LG전자의 엔진을 사용한 제품으로 업체별로 생산원가가 거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 가격차이가 큰 것은 업계간 출혈경쟁을 조장하는 조달청의 잘못된 최저가 낙찰방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또 『앞으로 낙찰된 업체들이 또다시 수요 부처를 대상으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PC부문에서와 마찬가지로 중소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입찰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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