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두뇌와 같이 컴퓨터시스템을 작동시키는 핵심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의 관세문제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내수용은 물론 수출용까지 수요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CPU의 수입가격이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동안에도 여러번 거론된 적이 있지만 최근 또다시 통상산업부가 컴퓨터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CPU의 관세를 영세율로 조정하기 위해 재정경제원과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CPU의 기본관세율은 현재 미국이나 일본·EU 등 선진국이 모두 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고 경쟁국인대만도 0%를 적용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만 8%라는 고율의 기본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CPU 수입가격은 그 어느나라보다도 높다. 따라서 CPU의 수입가격 인하와 이를 통한 제품의 국제경쟁격 강화는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정보화의 확산으로 컴퓨터 수요가 급증추세에 있고 선진국으로부터저가의 컴퓨터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보면 정부의 관세율 조정은 시급하다. 더욱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따라 CPU의기술이 급진전되고 있고 이에 따라 가격도 급상승 추세에 있다. 이에따라 CPU의 관세율이 현재 8%라고 하지만 기타 조세까지 합치면 약 18%에 달하는 고율의 세부담을 안고 있다.
대만의 경우 컴퓨터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종전 1%의 관세율을 최근완전 무세화했으며 이러한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대만은 우리나라의 1.5%와는 비교가 안되는 세계 컴퓨터시장의 10%를 차지하는 주요 컴퓨터 수출국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고율의 조세부담은 또 밀수가 성행하는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007가방 1개에 수천만원대의 CPU를 휴대 반입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이기 때문에 휴대를 통한 밀수가 끊이지 않고 있는실정이다.
현재 서울 용산 등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CPU 중 상당수가 밀수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이들 밀수제품 거래가 국내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CPU는 오는 2000년까지 국내 개발이나 생산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어차피 이를 수입,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그런데도 관계당국이 연간 3백억원의 세수차질을 메울 길이 없다는 이유로 CPU 관세부과를 고집한다면 이는 큰문제다. 컴퓨터 국내판매가 늘어나고 수출이 잘되면 이에따른 세수입 증대는3백억원이 문제가 아닐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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