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에어컨 공급난이 재연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기 예약판매와 일찌감치 닥친 무더위로 LG전자·삼성전자·만도기계 등 주요 에어컨업체들이 예정 생산량을 이미 초과, 이달들어 사실상 추가 생산에 돌입했으나 많은 생산물량을 기대하기는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계절상품인 에어컨의 특성상 기상 및 시장조건을 고려 자재와 부품을 완제품 조립 3개월 이전에 조달해야 하므로 현 시점에서 추가생산을 위한 부품발주는 의미가 없는데다 이미 상향된 목표량을 달성한 업체들이 재고부담을 우려, 적극적으로 추가생산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올 내수 공급목표를 37만대로 잡고있는 LG전자의 경우 현재 유통재고가 3만∼4만대에 불과해 공급압박을 받고있으나 이달말이나 내달초까지의 추가생산 여력은 1만∼2만대 정도이다. 통상 다음해 물량으로 이월되는 4만∼5만대 안팎의 재고 물량 생산을 위한 자재까지 소진됐다는 것이 LG측의 얘기다.
LG와 비슷한 유통재고를 안고 있는 삼성은 올 4월에 추가 생산을 고려해발주한 자재마저 거의 동나 기껏해야 1만여대 정도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상황이다.
올해 판매목표를 12만대로 잡고 있는 만도기계 역시 생산기간을 최대한 연장하더라도 추가 공급능력은 수천대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에어컨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이들 3대 업체는 내년 이후장기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올해 자사의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한편 무더위가 장기화될 경우 3대 생산업체의 공급 공백을 틈타 예약판매에서 다소 뒤진 범양냉방·두원냉기·대우캐리어 등 공조기기 전문업체들이작년보다 20∼30%를 올려잡은 당초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며수입제품들 또한 막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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